[STN스포츠 상암=이보미 기자] “내가 받을 줄 몰랐다.”
수원 삼성이 6년 만에 FA컵 정상에 올랐다. 수원은 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1-2로 끌려갔다. 1차전에서는 수원이 2-1 승리를 거뒀기에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전, 후반과 승부차기 10번째 키커가 나서는 등 기나긴 승부 끝에 마지막 키커 수원 양형모 골키퍼가 골을 넣으면서 수원이 환호했다.
경기 후 MVP로 선정된 염기훈은 “내가 받을 줄 몰랐다. 홍철이 받을 줄 알았다. 락커룸에서도 철이가 왜 자기는 안주냐고 하더라. MVP를 받아서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염기훈은 2010년 수원이 FA컵 우승 당시 MVP로 선정된 바 있다.
양형모가 골을 넣는 순간 염기훈은 지난 기억들이 떠올랐다. 염기훈은 “형모가 골을 넣은 뒤 힘든 기억 때문에 울컥했다. 팬들에게 비난을 받는 등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가장 힘들었을 때는 홈경기에서 우리 팬들이 상대 팀들을 향해 환호를 한 것이었다. 그 때 충격을 받았다. 선수들한테도 이렇게 하면 안되겠다고 얘기했다. 그런 부분이 우승 확정 뒤 생각이 났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긴장감 넘치는 승부차기 순간 염기훈은 어느 정도 우승을 직감했다. 염기훈은 “승부차기 연습을 했었다. 다들 차던 방향 대로 그래고 하라고 얘기를 했다. 사실 (조)원희 골 보고 깜짝 놀랐다. 그거 보면서 운이 우리한테 왔구나 살짝 느꼈다”고 밝혔다.
힘겨운 시간 끝에 우승이라는 단비가 내렸다.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도 도전한다. 마지막에서야 활짝 웃은 수원의 ‘캡틴’ 염기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