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보미 기자] 한국 남자탁구대표팀의 정상은(27, 삼성생명)이 행복한 여행을 했다.
세계 랭킹조차 없는 정상은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일을 냈다. 정상은은 먼저 이상수(국군체육부대), 장우진(미래에셋대우)와 나란히 단체전에서 12년 만의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이후 단식 무대에 오른 정상은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32강에서 세계 랭킹 1위 마룽(중국)을 꺾으며 최대 이변을 연출한 것.
이후에도 정상은은 16강과 8강에서 각각 장 티안위(홍콩), 요시무라 마하루(일본)을 제압하고 준결승에 안착했다. 4강 상대는 역시 일본의 니와 고키였다. 여기서 정상은은 또 한 번 반전 드라마를 선보였다. 세트 스코어 0-2로 끌려가던 정상은은 가까스로 5세트에 돌입했다. 6-10 패색이 짙었지만 연속 득점으로 승부를 뒤집고 5세트 13-11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2위 판젠동(중국)과 격돌했다. 0-3으로 패했지만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의 아시아선수권 남자단식 은메달은 지난 2000년 현 김택수 대표팀 감독 이후 17년 만이다.
국제탁구연맹(ITTF)에 따르면 정상은은 대회 종료 후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는 행복한 여행이었다. 이기고 지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단지 매 경기에 최선을 다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ITTF 역시 “2007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단식 우승 타이틀을 가졌던 그의 잠재력이 폭발했다”며 칭찬했다.
우승한 판젠동도 “정상은은 단체전과 단식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일찌감치 우리 팀의 마룽을 제압하기도 했다. 내가 3-0으로 이길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국 동포 출신 정상은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부상 등으로 인해 국제 대회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다. 자연스레 랭킹에서도 밖으로 밀려났다.
그랬던 정상은이 단숨에 아시아 정상까지 노리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그의 말대로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는 행복한 여행이었을 것이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 주목되는 정상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