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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X FC] 고우용, 패자가 승자에게 보내는 위로의 메시지

[MAX FC] 고우용, 패자가 승자에게 보내는 위로의 메시지

  • 기자명 이상완 기자
  • 입력 2017.02.2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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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 MAX FC07 웰터급GP 챔피언 벨트를 놓고 맞대결을 펼친 이지훈과 고우용의 모습이다. 사진=맥스FC

[STN스포츠=이상완 기자] 지난 1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 MAX FC07 웰터급GP 챔피언 결정전의 챔피언벨트는 ‘파이팅 비보이’ 고우용(K-MAX짐)을 4라운드 KO로 꺾은 인천정우관 이지훈에게 돌아갔다.

누구보다도 기뻐해야 할 챔피언 결정 순간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MAX FC 최초로 한 팀에서 두 명의 챔피언을 배출한 인천정우관 응원단 역시 침묵이 감돌았다. 이지훈의 승리 과정에서 발생한 오심으로 인해 고우용이 여전히 링 위에서 닥터체크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양 선수는 이 날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격전을 치렀다. 응원의 열기도 뜨거웠다. 하지만 4라운드에 ‘사건’이 터졌다.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던 와중에 이지훈이 고우용에게 니킥을 시도했고 이 상황에서 버팅이 일어난 것이다. 보통 버팅은 이마끼리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버팅은 공교롭게도 이지훈의 정수리 부분과 고우용의 앞니가 부딪히고 말았다. 충격을 받은 고우용은 심판에게 버팅을 어필했다. 하지만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심판은 경기 속행을 지시했다. 상대의 이상징후를 포착한 이지훈은 심판의 속행 지시에도 잠시 주춤했지만 이내 계속된 속행 지시에 공격을 감행했고, 고우용은 큰 충격을 받고 그대로 실신하고 말았다. 고우용의 세컨측은 격렬하게 항의했다.

닥터체크가 들어가고 다행히 고우용은 정신을 가다듬고 스스로 링에서 걸어 내려오며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챔피언 벨트 수여식에서도 찜찜한 승리를 거둔 이지훈과 인천정우관 세컨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대회사는 시합 다음날 이 상황이 심판의 실수였음을 인정하고 심판 교육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우겠다는 공지를 했다. 그렇다고 고우용의 억울함이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보통 챔피언이 된 다음날, 선수들의 SNS는 북적인다. 축하 메시지는 물론 선수 스스로 챔피언 벨트 사진을 게시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논란의 승리인 만큼 인천정우관과 이지훈은 이러한 행동조차 자재했다.

여기에 보다못해 나선 이가 있다. 바로 ‘억울한 패배의 주인공’ 고우용이었다. 고우용은 직접 이지훈의 SNS를 통해서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종료 전까지 서로 이 악물고 최선을 다했던 숨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것 같다”며 “결과적으로 명예롭지 못한 경기가 된 것 같아 누구보다 마음이 아프다. 경기에 집중하지 못한 내 탓도 명확한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책임감을 느끼며 글을 쓴다. (이지훈의) 인터뷰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우리 체육관 식구들이 속상했던 만큼 정우관 식구들도 얼마나 속상했을지 백번 천번 알 것 같다. 내가 꼭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이지훈 선수가 현재 챔피언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당당히 벨트를 차고 계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덧붙여 “사명감을 갖고 나와 다시 붙는 날까지 벨트를 온전히 지켜주었으면 좋겠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지훈과 고우용의 챔피언십 매치는 비록 아쉬운 판정에 의해 선수 모두가 억울한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되었지만 양 선수와 소속팀의 의연하고 지혜로운 대처를 통해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주었다.

다음은 고우용이 이지훈에게 보낸 SNS 메시지다.

이지훈 선수! 그날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헤어져서 이렇게 타임라인에 글 게시합니다. 서로 너무 열심히 준비했고 종료 전까지 서로 이 악물고 최선을 다했던 숨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것 같네요. 그렇게 다 쏟아서 싸웠지만 결과적으로 명예롭지 못한 경기가 된 것 같아 누구보다 마음이 아픕니다. 결국 모두 다 질타를 받았고,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던 제 탓도 명확한 사실입니다. 그것도 타이틀매치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책임감을 느끼며 글을 씁니다! 인터뷰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우리 체육관 식구들이 속상했던 만큼 정우관 식구들도 얼마나 속상했을지 백번 천번 알 것 같습니다..

제가 꼭 하고 싶은 말은 이지훈선수가 현재 챔피언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것 입니다. 찝찝하시겠지만 당당히 차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명감을 갖고 앞으로의 경기도 저랑 다시 붙는 날까지 밸트를 온전히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글을 보시는 모든 관계자 및 팬 분들께서도 마음을 열고 피땀흘린 저희 입장 생각 해 주시고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현재는 저도 추스리는 과정에서 마음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은 심정이고, 퇴근후 먹는 꿀같은 라면에 조금 더 행복해 하고 싶습니다.

악플이건 질타건 팬분들의 당연한 권리이고, 관심이기에 달게 받겠습니다. 다음의 멋진 경기로 이번 경기의 불명예를 회복하고 싶습니다. 저도 이지훈 선수도 모두 다음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가만히 있기엔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만 같아서 이런 이기적인 글을 남깁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지훈 선수의 당당한 모습 기대하며 응원합니다!

bolante0207@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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