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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현장에서] 슈퍼매치보다 뭣이 더 중헌디

[K리그 현장에서] 슈퍼매치보다 뭣이 더 중헌디

  • 기자명 이종현 인턴기자
  • 입력 2016.06.20 05:03
  • 수정 2016.06.2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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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가 끝나고 양 팀 선수들이 모두 쓰러졌다.▲ 사진ⓒ상암=이종현 인턴기자

[STN스포츠 상암=이종현 인턴기자] 황금시간, 황금 같은 주말에 무한도전까지 포기하며 K리그를 찾기란 쉽지 않다. 최근 K리그 최고의 흥행 콘텐츠 슈퍼매치마저 관심이 줄었다. 심판매수 스캔들로 K리그를 바라보는 시선도 차갑다. 그러나 6월, 여름밤에 펼쳐진 슈퍼매치는 뭐가 달라도 달랐다. 슈퍼매치를 찾아온 열혈 마니아는 자그마치 47,899명이나 됐다.

우리나라 중심 수도에 있는, 경기장 바로 밑에 대형마트까지 겸비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엔 경기 시작 전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다. 저마다 한 손에 치느님이라 칭송받는 ‘핫 아이템’을 포함 푸드코트에서 올라온 산해진미가 가득했다. 물론 싱그러운 경기장을 곧장 들어가지 않는 방황자들을 위한 공간도 있었다.

‘78번째 슈퍼매치’의 시작에 앞서 상암 구장 앞엔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돼 있었다. ‘GS&POINT DAY’를 포함해 ‘THE 알뜰하게 THE 슈퍼세일’을 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모조 구장과 에어 미끄럼틀에서 뛰어놀았고 분위기를 고조시킬 공연도 열렸다.

▲ 경기 1시간 전, 경기장으로 향하는 팬들의 모습.▲ 사진ⓒ상암=이종현 인턴기자

마침 공연을 마친 멤버 중 한 명이 “FC서울 오늘 경기 파이팅”이라 외치자 이어 다른 멤버가 조그마한 목소리로 “수원도 파이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내 모두가 “K리그 파이팅”을 외쳤다. 슈퍼매치를 찾아온 관중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기호에 맞게 분위기 예열을 하고 있었다.

경기장 내부 열기는 상상 이상이었다. 좀처럼 열리지 않던 2층 관중석도 팬들로 가득 찼다. 5만 명에 육박하는 이들의 두 눈은 푸른 사각의 링에 고정됐다. “킥 오프”라는 시작과 함께 ‘달인’ 데얀과 올 시즌 달인의 경지에 다다르고 있는 아드리아누가 황소처럼 돌진했다. 수원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들고나온 ‘스리백’으로 외계인의 침공을 막았다.

수원도 반격을 꿈꿨다. 산토스가 볼을 자신보다 30cm 큰 오스마르의 머리를 넘겨 슈팅하는가하면 염기훈이 오스마르에 밀려 페널티 박스 안에서 넘어지기도 했다. 잠시 라이벌 팀에 흐름을 내주나 했던 서울이 이내 정신을 차렸다. 다카하기, 박용우의 뒷공간 패스는 날카로웠고 계속해서 탄식이 일어날 상황이 이어졌다. 박용우가 머리를 감싸 쥐는 슈팅과 함께 전반이 마무리됐다.

하프 타임. 장내에서 콘서트가 일어났다. 전인권의 <걱정말아요 그대>가 울려 퍼졌다. 칼칼한 목소리와 함께 관중석에선 핸드폰 불빛이 일었다. 가사 때문이었을까.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걱정이 없어 보였다. 따라 부르는 사람도 있었고 조용히 핸드폰을 흔드는 이들도 있었다. 그래도 한마음이었다.

“그 자랑스러운 이름 서울! 크게 외쳐라!”라며 수호신(FC서울 서포터즈)이 후반을 알렸다. 후반이 되자 결과물을 만들고자 했던 양 팀이 이제야 슈퍼매치다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아드리아누가 수차례 수원의 진영에 다다랐다. 한 끗이 부족했다.

수원이 공격할 땐 어김없이 부부젤라가 나타났다. 부부젤라 공격에 염기훈의 왼발이 무뎌지는 효과(?)도 있었다. 부부젤라 공격에 맞서 프렌테 트리콜로(수원삼성 서포터즈)는 “수원 언제나 우리 너와 함께해”를 외치며 방어막을 쳤다.

수원은 구자룡을 대신해 곽희주를 투입했다. 경기 막판 체력이 떨어지면서 실수가 늘자 내린 궁여지책이었다. 지난 시즌 슈퍼매치의 사나이였던 윤주태가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드리아누가 영리하게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카타르에서 온 이정수가 주심에게 항의했으나 얄짤 없었다. 서정원 감독이 나가고 권창훈이 들어왔다.

▲ 팬들이 하프타임 때,<걱정말아요 그대>의 노래에 맞춰 핸드폰 플래시를 흔드는 모습.▲ 사진ⓒ상암=이종현 인턴기자

수원입장에서는 다행히 제 버릇이 나왔다. 곽희주가 염캡틴(염기훈)의 크로스를 정확히 머리로 받아 넣어 골문을 갈랐다. 실로 ‘곽대장’ 다웠다. 후반 36분 스코어판은 1-1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 후 공중의 심우연이 나왔고, 양 팀의 역습다운 역습이 이어졌다. 아드리아누가 브라질리언만의 고품격 오버헤드킥을 선보였고 권창훈이 날쌘 돌파를 보였다. 모두가 탄식에 빠져있을 때 심우연의 발끝을 떠난 공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무승부를 못마땅해하는 팬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팬들이 ‘78번째 슈퍼매치’ 경기력에 만족했다. 무엇보다 약 2년 만의 슈퍼매치에 4만이 넘는 관중이 모였다. 다행히 오랜만에 많이 모인 팬들은 선수들의 투지와 응원단의 위엄 경기장에 분위기에 압도됐다. 그렇게 팬들은 슈퍼매치가 줄 수 있는 재미를 몸소 느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팬들에겐 이날 슈퍼매치보다 중헌 것은 없었다.

sports@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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