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이진주 기자] 팀이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지난 시즌에도 한화 이글스의 주장 김태균(32)은 훌륭한 개인 성적을 받아들었다.
출루율은 0.463으로 리그에서 가장 높았고, 전체 2위에 오른 타율(0.365)과 공동 10위를 기록한 안타(154개)는 자신의 KBO 통산 한 시즌 최고 기록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타점(84타점/17위), 볼넷(70개/7위), OPS(1.027/5위)에서도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팀의 간판타자다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리그에서 가장 많았던 병살타 개수(18개)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NC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팀 타율이 낮았던 한화에게 병살타는 치명적이었다. 결국 한화는 가장 낮은 팀 득점을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물론 병살타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경기 상황과 주자의 주루, 상대 수비 시프트 등이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그래도 느린 주력이 가장 큰 원인임은 부인할 수는 없다. 발이 빠른 타자보다는 느린 타자들의 병살타 개수가 압도적으로 더 많기 때문이다.
김태균은 한국프로야구에서 대표적으로 발이 느린 타자 중 하나다. 그는 4번 타자다운(?) 묵직한 몸매의 소유자다. 데뷔 시즌에는 비교적 날씬했지만 몸무게는 점차 불어났다. 상대적으로 발은 점점 더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에는 무려 112kg였다. 체지방률도 30%에 가까웠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김태균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5kg을 감량했다. 무엇보다 체지방이 줄고 근육량이 늘면서 움직임이 한층 가벼워졌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김성근 감독의 지옥훈련을 충실히 소화한 덕분이다.
한화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야구팬들로부터 가장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팀이다.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FA를 통해 투수진을 보강했고, 부상으로 신음하던 이용규도 제 컨디션을 되찾았다. 꼴찌 탈출은 물론 중위권 도약까지 충분히 노려 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는 김태균의 활약 없이는 불가능한 이야기다. 그가 타선의 중심에서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쳐야만 한다. 지난 시즌과 같은 활약에 병살타만 줄어들면 된다. 과연 날씬해진 김태균은 ‘병살왕’의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