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진주 기자] 대패를 당했다.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그래도 프로라면 끝까지 자리를 지켜 준 팬들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했다.
SK는 23일 목동 넥센전에서 0-10으로 크게 졌다. 졸전이었다. 마운드는 초반부터 난타 당하며 많은 점수를 상대팀에 내줬다. 타선은 무기력했다. 안타 7개와 사사구 3개를 얻었지만 병살타 3개가 나왔다. 이길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그럼에도 목동구장을 찾은 SK팬 중 적지 않은 팬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소리 높여 응원하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 줬다. SK는 졌지만 SK팬들은 지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SK 선수단은 팬들에게 인사하지 않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팬들은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했지만 선수단은 외면했다. 팬들은 큰 상처를 받았다. 온라인 야구 커뮤니티마다 ‘선수들에게 실망했다’는 성토가 줄을 이었다.
팬이 있기에 프로스포츠가 존재한다. 경기 종료 후 인사는 시간과 돈을 투자해 야구장을 방문한 팬들에 대한 기본 예의다. 더군다나 이날 SK는 대패를 당했다.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킨 팬들이었다. 그런데 고마워하지는 못할망정 외면했다.
물론 선수도 사람이다. 크게 졌는데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그러나 야구장 안에서 프로는 프로다워야 한다. 기본적인 팬 서비스조차 하지 않았다. SK는 프로답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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