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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녀 검객’ 김선희, 그녀에게 메달의 의미는 무엇일까

[인터뷰] ‘미녀 검객’ 김선희, 그녀에게 메달의 의미는 무엇일까

  • 기자명 이원희 기자
  • 입력 2015.07.31 11:13
  • 수정 2015.07.3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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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N스포츠=이원희 기자] “김선희 선수에게 은메달은 무슨 의미인가요?”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 대회 여자펜싱 사브르 은메달의 주인공 김선희(27·서울시청). 그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과연 김선희에게 메달의 의미는 무엇일까?. 따뜻하면서도 유쾌했던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가슴속에 새긴 메달의 의미

김선희는 광주 U대회를 통해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미녀 펜서’ 혹은 ‘미녀 검객’이라고 불리며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외모뿐이 아니었다. 김선희는 대회 사브르 개인전에서 각국의 강호들을 쓰러트리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선희는 개인 결승전에서 러시아 안나 바쉬타에게 14-15로 패배. 아쉬웠지만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당시 김선희는 12-10까지 앞섰으나 바쉬타에게 연달아 3점을 내줘 역전을 허용했다. 다시 14-14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마지막 한 포인트를 따내지 못해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김선희는 결승전에 대해 “아깝게 져서 화는 났어요. 그런데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어요. 사실 대회를 준비하면서 결승까지 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잘해야 8강인 줄 알았죠. 비록 은메달이지만 결승전에 올랐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던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그랬던 김선희가 결승전을 마치고 눈물을 보였다. 어느 기자의 ‘메달의 의미는 무엇이냐’는 질문 때문이었다. 김선희는 질문을 받고 그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했다. 그는 “오랫동안 성적이 좋지 않았어요. 종종 메달을 따거나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지만 전체적으로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죠. 대회를 열심히 준비해도 예선 탈락하거나 64강에 머무르곤 했으니까요”라며 지난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몇 년 전부터는 은퇴까지 생각한 김선희였다. 그는 펜싱을 하면서도 은퇴 시점만 찾고 있었다고 했다. “정말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나이는 점점 차는데 아무것도 이룬 게 없으니 미래가 걱정됐어요”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올해부터 김선희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광주 U대회 직전에 열린 국내 종별선수권 개인전에서 4강에 올랐고 U대회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녀는 “최근 성적이 좋아지고 운 좋게 광주까지 갔네요. 그리고 은메달을 땄죠. 뿌듯했어요. 그동안 저를 무시했던 사람들에게 소심한 복수를 한 것 같고요.(웃음) ‘드디어 해냈구나 선희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U대회는 제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으로 꼽힐 거예요”라며 어느덧 13년차가 된 펜서 김선희의 첫 국제대회 메달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단체전 금메달

얼마 지나지 않아 복수의 기회가 찾아왔다. 김선희는 안타깝게 개인전 금메달은 내준 러시아를 상대로 여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을 준비했다. 김선희를 포함해 김하은(21·동의대)과 최수연(25·안산시청), 최신희(24·익산시청)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여러 강호를 꺾으며 결승에 안착. 분위기가 고조돼 있었다. 기세는 결승전까지 이어졌다.

대표팀은 최신희, 최수연의 활약으로 리드를 잡았고 김선희가 막판 공세를 펼쳤다. 결국 대표팀은 45-37로 러시아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선희는 대표팀에 대해 “대회 내내 격려하고 힘이 되어주려고 노력했어요. 함께 훈련하면서 서로의 장단점을 이야기해주며 경기력을 끌어올렸죠. 자연스레 팀이 똘똘 뭉쳤어요. 대회전에는 ‘점수에 상관하지 말고 경기 초반부터 밀어붙이자’고 함께 약속했는데, 이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된 거 같아요. 이기고 있을 때나 지고 있을 때나 점수판 대신 서로를 바라봤죠. 정말 큰 힘이 됐어요”

대표팀에서 김선희의 임무는 막중했다. 대표팀의 맏언니로서 팀을 잘 이끌어야 했다. 전체적인 팀 분위기를 잡아야했고 모범을 보여야 했다. 김선희도 자신이 가졌던 책임감이 남달랐던 것을 알고 있었다.

“맏언니이기 전에 저도 일반 선수였어요. 성적에 대해 압박을 받았고 두려움도 있었죠. 그래도 주눅이 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잘하던 못하던 대표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특히 팀 분위기가 처지지 않게 긍정의 기운을 북돋워 주고 싶었어요. 전체를 생각해야 했죠. 힘들 때나 좋았을 때나 함께 했던 대표팀이 좋은 결말을 맺어 다행이에요”라며 미소를 보였다.

▲ 사진=김선희 선수 제공

선수 아닌 여자 김선희

일명 ‘탈출’이라고 불린다. 훈련 시간이 끝나면 선수들이 숙소를 빠져나와 그들만의 자유를 찾는다. 보통 시간은 밤 10시로 주위는 깜깜하지만 선수들에게는 달콤한 순간이다. 김선희는 주로 영화관을 찾는다. 보통 좋아하는 것이 아니어서 휴식 시간 대부분을 심야영화와 함께한다.

김선희는 “장르로는 사극을 좋아해요. 사극과 관련된 영화는 빼놓지 않고 보는 것 같아요.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도 좋아해서 자주 봐요. 때로는 동료들과 함께 간단한 맥주도 하는데, 다음 날 감독님이 저희 얼굴을 보시고 ‘너희 탈출했냐’고 물어보실 때도 많아요”라며 웃었다.

이제 김선희의 구체적인 목표는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다. 여자 사브르에 쟁쟁한 선수들이 많아 올림픽에 참가하는 자체가 힘든 여정이다. 김선희는 “훈련을 더욱 더 열심히 해야겠죠.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해요. 올림픽에 나가게 되면 메달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게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열심히 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저도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는 포부를 밝혔다.

▲ 사진=김선희 선수 제공

인터뷰 내내 수줍은 미소와 유머를 보여준 여자 펜싱 김선희. 내년 브라질 올림픽에서도 메달의 의미를 다시 새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mellor@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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