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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유로] 우리가 알던 잉글랜드가 아니었다

[오늘의 유로] 우리가 알던 잉글랜드가 아니었다

  • 기자명 이종현 인턴기자
  • 입력 2016.06.17 02:29
  • 수정 2016.06.1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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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N스포츠=이종현 인턴기자] 많은 이들의 궁금증이 있었다. 세계 최고의 프리미어리그를 보유한 잉글랜드는 왜 메이저 대회만 나서면 성적을 내지 못할까. “경기 수가 많다” “대표팀이 자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만 구성돼 경직됐다” 등 다양한 의견이 있었으나 그것들은 해답이 되진 못했다.

본선 첫 경기에서 러시아와 1-1로 비길 때만 하더라도, 베일에 선제 실점을 했을 때만 하더라도 ‘잉글랜드가 그러면 그렇지’였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보수적인 로이 호지슨 감독이 제이미 바디(29·레스터 시티)와 다니엘 스터리지(26·리버풀)을 함께 내보내더니 신예 마커스 래시포드(18·맨유)에게도 기회를 줬다. 호지슨 감독의 부름을 받고 부랴부랴 투입된 바디가 동점골을 만들었고 스터리지의 극장골로 역전했다. 지난 3월 ‘세계 챔피언’ 독일에 극적으로 역전한 힘이 다시 한 번 발휘됐다.

◇선발라인업

양 팀의 온도 차는 명확했다. 잉글랜드는 조별예선에서 10전 전승(33득 3실)으로 본선에 올랐다. 이번 본선에 오른 팀 중 전승을 기록한 유일한 팀일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그런데 러시아와 첫 경기에서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공격을 이끌던 라힘 스털링(21·맨시티)과 해리 케인(22·토트넘)이 질타를 받았다.

그런데도 호지슨 감독은 1차전에 내세운 선발라인업을 그대로 들고 나왔다. 케인이 최전방에 섰고 좌우 측면을 스털링과 애덤 랄라나(28·리버풀)가 섰다. 주장 웨인 루니(30·맨유)는 허리에서 볼 배급을 맡았다.

웨일스는 슬로바키아와 1차전에서 역사를 썼다. 가레스 베일(26·레알 마드리드)의 선제골과 롭슨-카누(27·레딩) 결승골로 유로 본선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그렇지만 크리스 콜먼 감독은 잉글랜드를 맞아 신중했다.

골 맛을 본 롭슨-카누와 부상에서 폼을 끌어올린 조 레들리(29·크리스탈 팰리스), 골키퍼 웨인 헤네시(29·크리스탈 팰리스)를 나란히 투입했다. 롭슨-카누는 제공권이 뛰어나 볼을 지탱하고 잉글랜드 수비진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자원이고 헤네시와 레들리는 골문과 미드필더에서 안정감이 있는 선수다. 콜먼 감독은 무승부 이상의 성과를 원했다.

◇스털링과 케인

러시아와 실망스러운 1차전이 끝나고 가장 크게 비판을 받은 선수는 측면 윙어 스털링과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이었다. 그런데도 두 선수는 2차전에도 선발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두 선수는 호지슨 감독에 기대를 저버렸다. 웨일스를 상대로 한 45분은 러시아전보다 좋지 못했다.

스털링은 전반 7분 랄라나가 올려준 결정적인 찬스를 매듭짓지 못했다. 패스 성공률은 67%였고 두 번이나 볼을 잃었다. 케인 역시 영양가 없는 두 번의 슈팅을 기록했고, 경기에 전혀 녹아들지 못했다. 케인의 장점인 슈팅도 골문 앞에 촘촘하게 서 있는 웨일스 수비 앞엔 무용지물이었다.

◇베일

객관적인 전력에선 웨일스는 잉글랜드에 미치지 못한다. 그런 까닭에 웨일즈는 경기 내내 수비에 치중했다. 승점을 획득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이었다. 스리백과 5명의 미드필더가 수비벽을 형성했다. 때때로 최전방 두 명의 공격수 중 한 명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했다. 득점으로 연결할 만한 찬스도 의지도 부족했다. 그러나 점유율은 4대 7(30.8% vs 69.2%)까지 벌어졌다.

전반 웨일스가 얻은 득점 찬스는 한 번의 코너킥과 두 번의 프리킥이 전부였다. 하지만 웨일스엔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마무리할 수 있는 슈퍼스타가 있었다. 베일은 한정된 찬스에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41분 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무회전 프리킥이 조 하트(29·맨시티)의 손을 맞고 골망을 갈랐다. 잉글랜드가 전반에 여섯 번의 슈팅과 세 번의 세트피스로도 만들지 못한 골을 베일은 한 번에 찬스에서 만든 것이다.

"잉글랜드의 객관적인 전력이 웨일스보다 강하지만 베일보다 잘하는 잉글랜드 선수는 없다"는 웨일스 팬의 말은 허풍이 아니었다.

 

◇후반전

후반 1점차로 뒤진 호지슨 감독이 결국 결단을 내렸다. 전반 부진했던 스털링과 케인 대신 스터리지와 바디를 투입했다. 두 선수가 들어오면서 잉글랜드 전형의 변화가 있었다. 바디가 최전방에 섰고 랄라나가 왼쪽 측면 스터리지가 오른쪽 측면에 섰다. 루니도 전반보다 높은 위치에서 볼을 소유하고 배급했다. 에릭 다이어(22·토트넘)만 후방에 치우쳐 수비에 힘을 실었다.

후반 잉글랜드 공격이 극적으로 변화한 데는 공격진의 변화와 함께 늘어난 풀백의 공격가담도 있다. 전반 대니 로즈(25·토트넘)는 좀처럼 오버래핑을 시도하지 않았다. 로즈가 전반에 오버래핑을 통해 시도한 크로스는 한 번에 그쳤다. 루니와 스털링이 왼쪽 측면에서 플레이하는 빈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반 스털링이 빠지고 중앙에서 플레이가 능한 랄라나가 그 자리를 대신하자 로즈가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시작했다. 후반에만 로즈가 시도한 크로스는 세 번이었다. 27분 래시포드가 들어오면서 왼쪽에서 크로스 할 공간이 줄어들지 않았다면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는 더 늘어났을 것이다.

워커는 왼쪽의 로즈와 달리 전후반 내내 활발한 오버래핑을 시도했다. 빠른 스피드로 일곱 번의 크로스를 올렸으나 정확도가 문제였다. 웨일스 측면을 돌파하고도 정작 부정확한 크로스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

스리백은 기본적으로 측면에 약점을 노출할 수밖에 없다. 후반 잉글랜드의 급격히 늘어난 슈팅수와 득점 찬스는 오버래핑이 활발해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스터리지

전반전 잉글랜드 공격이 효과를 보지 못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웨일스의 조직적인 수비가 뛰어난 점 그리고 전술적 실패다. 호지슨 감독은 1차전 러시아와 거둔 무승부에서 힌트를 얻지 못했다.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케인의 강점은 날카로운 슈팅이다. 보통 슈팅 찬스가 나려면 공간이 있어야 하고 역습이 가능해야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웨일스의 수비벽은 단단했다. 라인을 내리고 간격을 좁히니 슈팅을 할 공간도 역습찬스도 나지 않았다. 스털링은 균열을 만들 수 있는 선수이나 폼이 많이 떨어졌다. 변화는 필수였다.

바디는 언제든 수비라인을 파괴할 수 있는 선수고 스터리지는 번뜩이는 움직임과 슈팅력을 자랑하는 선수다. 래시포드 역시 마찬가지다. 후반 세 선수가 들어오자 전반 6개에 그친 슈팅 수가 20개로 늘어났다. 특히 스터리지는 후반 45분만 뛰고도 이날 경기에 뛴 선수 중 가장 많은 슈팅(4)을 기록했다.

스터리지는 박스 안에서 볼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후방으로 내려와 볼을 받고 직접 돌파를 시도했다. 또한 박스 앞에서 수비를 의식하지 않고 슈팅을 시도했다. 스터리지는 무의미하게 패스를 돌리는 것보다 슈팅으로 마무리 짓는 것의 장점을 알았다. 스터리지의 슈팅으로 후방에만 머물렀던 웨일스 수비 조직에 틈이 발생했다.

스터리지의 장점이 가장 잘 발휘된 건 후반 추가시간이었다. 스터리지는 페널티 박스 안에 8명의 웨일스 수비가 진을 치고 있었으나 번뜩이는 움직임 통해 득점을 만들었다. 경기종료 직전 스터리지의 득점으로 1984년 이후 잉글랜드를 상대로 첫 승을 기대했던 웨일스 팬의 희망이 산산조각 났다.

[경기결과] ‘스터리지 극장 골’ 잉글랜드, 웨일스에 2-1 승리

잉글랜드(2) 제이미 바디(후 10분), 다니엘 스터리지(후 45+2분)

웨일스(1) 가레스 베일(전 41분)

B조 순위

1. 잉글랜드 1승 1무(+1)
2. 웨일스 1승 1패(0)
3. 슬로바키아 1승 1패(0)
4. 러시아 1무 1패(-1)

그래픽=이종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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