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이진주 기자] SK 와이번스의 ‘에이스’ 김광현이 홈 개막전에서 선발 등판했다. 하지만 기대만큼 이닝을 책임져주지는 못했다. 6회를 마치지 못하고 5와 2/3이닝 만에 다음 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위기에서의 관리 능력이 아쉬웠다.
김광현은 1일 오후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펼쳐진 KIA 타이거즈와의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다. 시즌 첫 선발 등판이다.
1회부터 3회까지 김광현은 완벽했다. 9타자를 모두 깔끔하게 범타 처리했다. 그 가운데 삼진이 무려 5개, 특히 3구 삼진도 2개나 있었다. 직구가 묵직했고, 결정구인 광속 슬라이더는 휘는 각이 매우 예리했다. 또 지난해부터 자주 던지기 시작한 커브와 새로 장착한 서클 체인지업의 제구도 나쁘지 않았다.
4회도 출발은 괜찮았다. 김광현은 첫 타자 김원섭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퍼펙트 행진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다음 타자인 2번타자 최용규에게 그는 첫 안타를 허용했다. 그것도 좌익선상으로 흐르는 깊숙한 안타, 발이 빠른 최용규는 안정적으로 2루에 안착했다.
첫 출루를 허용한 김광현은 다음 타자 브렛 필과의 승부에서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폭투를 범했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튄 공은 포수 정상호의 블로킹에도 불구하고 멀리 떨어졌고, 그 사이 2루 주자 최용규는 3루까지 진루했다.
결국 김광현은 필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며 첫 실점했다. 다음 타자 나지완을 유격수 땅볼 처리했지만 그 사이 1루 주자 필은 2루까지 진루했다. 그리고 최희섭은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2사 1,2루에서 김광현은 이범호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하며 또 실점했다.
4회 2실점한 김광현은 5회는 무사히 삼자범퇴로 마치며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6회, 위기는 다시 찾아왔다. 선두타자 최용규를 3구만에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다음 타자 필에게 볼넷을 내줬고, 이게 화근이 됐다.
3루수 최정의 실책성 플레이가 나오면서 1사 1,2루가 됐고, 다음 타자 최희섭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투구수가 많아진 그는 6회를 채 마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음 투수 전유수가 주자 한 명을 더 홈으로 들여보내면서 자책점은 1점 더 늘었다.
5와 2/3이닝 4피안타 7탈삼진 2볼넷 3실점 2자책점. 에이스다운 모습이라기엔 아쉬움이 남는 피칭이었다. 구속과 구위가 뛰어났고, 제구도 괜찮았지만 위기관리 능력은 조금 부족했다.
그래도 희망적인 부분은 초구 스트라이크의 비율이 매우 높았다는 점이다. 김광현은 23타자를 상대로 17번이나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다. 볼은 6번뿐이었다. 또 투구 템포도 빨랐다. 확실히 지난해보다 더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