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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오리알''된 동아대 축구부 ""왜 하필 우리인지 모르겠다""

''낙동강 오리알''된 동아대 축구부 ""왜 하필 우리인지 모르겠다""

  • 기자명 엄다인
  • 입력 2013.03.29 17:13
  • 수정 2014.11.1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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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축구부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축구부 존폐위기를 맞은 동아대학교 축구부 주장 김형록의 말이다. 동아대학교는 2014학년 체육 특기생에 축구부 학생들을 뽑지 않는다고 밝혔다. 선수가 없는 축구부, 사실상의 해체다.

김형록은 2014년 동아대축구부 특기생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받은 날을 정확히 기억한다. 지난 11월 최영일 감독님이 해임되셨을 때 “2014학년도 신입생을 받지 않을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그 후 학교측과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눴고 긍정적인 대화들이 오고갔다. 하지만 학교측에서 “나중에 알려드리겠습니다”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학교측에서 확실한 대답을 해주지 않자 28일부터 동아대 축구부 학부모와 선수들은 학교 앞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그는 “처음에 집회를 할 때는 우리가 처한 상황을 학생들에게 널리 알리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위 도중 그들은 이 날 집회를 취재 나온 기자로부터 특기생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모두 확정 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0월 체육진흥휘원회가 열리고 계속해서 이야기해왔던 학교측의 강경한 입장을 기자의 입을 통해 들은 것이다. 선수들은 최악의 상황에 분개했다. 김형록은“학교측에서 단 한 번도 확정적인 이야기를 해준 적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화가 난 학부모들이 어차피 더 이상 신입생을 받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동아대 축구부 해체’를 공식적으로 선언 해달라고 학교측에 요구했다. 대학교 축구부가 해체되면 지역을 옮겨 다른 학교로 이동하는 절차가 간소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해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것에는 또 다시 입을 다물었다.

이번 사건을 알리는데 일선에 서있는 주장 김형록은 10학번 4학년 선수다. 올해가 지나면 학교를 졸업하기 때문에 사실 이 문제는 후배들의 문제다. 가족들도 혹시나 불통이 튈까봐 걱정하지만 그는 이 일에 책임을 지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김형록은 모든 것이 이해할 수가 없다. ‘축구부가 성적이 안 좋으니 8장이던 체육 특기생 할당량을 반으로 줄이겠다’면 당연히 수긍하겠다. 하지만 이건 아무 절차나 통보도 없이 갑자기 모든 것이 이뤄졌다. 내 돈 내고 축구하겠다고 하는데도 안 된다고 하는 학교를 그는 이해 할 수가 없다.

학교 측에서는 이번년도에 성적을 잘 내면 2015학년 체육 특기생은 받을 수도 있지 않겠냐고 희망을 선수들에게 심어준다. 하지만 김형록은 “2015학년에 신입생을 받는다고 해도 누가 2014학년도 선배가 없는 축구부에 다니고 싶겠냐”고 반문한다. 또 입학을 해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 언제든지 사실상의 해체가 될 수 있는 축구부에 누가 오고 싶겠냐는 것이다.

다행히 많은 사람들이 동아대 축구부 소식을 듣고 어떻게 하면 그들을 도울 수 있냐고 물어본다. 김형록은 “이 일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면 힘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절실한 소망을 이야기했다.

동아대 축구부 학부모들은 생업을 마다하고 거리로 나왔다. 어제는 총장실 앞 차가운 바닥에서 학부모들이 밤을 지새웠다. 억울함에 쉴 새 없이 이야기하던 김형록은 학부모의 이야기를 하면서 잠시 말을 멈췄다. 타인에 의해 축구를 포기해야할 위기에 놓인 선수들과 그 가족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김형록은 차라리 “이 세상에서 공차는 것들이 다 싫으니까 너희 이제 나가라”는 어처구니없지만 납득이 갈 수 있는 이유라도 듣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들은 자신 앞에 놓인 현실에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없다.

엄다인 기자 / dudu1348@ons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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