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서귀포)=윤승재 기자]
“지더라도 후회 없이만 뛰자고 했죠.”
주장 완장은 무겁다. 그것도 중학교 3학년, 아직 어린 나이에 국제 대회에서 선수들을 다독이며 경기를 펼쳐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전북 U-15팀(금산중)의 최환(15)은 의젓했다. 경기 내내 목소리가 갈라질 정도로 소리를 질렀고, 주장 완장의 무게감과 책임감을 인지한 듯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팀의 수비를 책임졌다.
그렇게 최환과 전북 선수들은 레알 베티스(스페인) U-15팀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전북은 지난 19일 제주 서귀포 강창학종합경기장 1구장에서 열린 2018 제주국제유스축구대회 결승전에서 베티스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5전 전승으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팀원들과 모든 세레모니를 마친 최환을 만났다. 최환은 승리 소감으로 “많이 힘든 경기였다. 하지만 팀원들이 잘 도와줬고, 우리 의지가 더 강해서 이겼던 것 같다”라며 팀 동료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경기는 전북의 의도대로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오히려 기습적인 전방패스에 선제골을 내주며 흔들렸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최환은 후방에서 큰 소리로 선수들을 격려하며 사기를 높였다. 때때로 볼멘소리를 높이기도 했지만 이는 동료들의 투지와 사기를 높이는 데도 한몫했다.
“선수들에게 후회 없이 하자고 했어요. 이제까지 많은 경기를 치러오면서 아직까지도 후회로 남는 경기가 많았는데,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지더라도 후회 없이 열심히 하자고만 말했죠.”
최환의 투지와 격려는 선수들에게 골고루 전파돼 팀의 역전승과 우승으로 이어졌다. 최환을 비롯한 3학년 선수들은 금산중 선수로서의 마지막 대회를 우승으로 장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중학교 입학한 게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빠른 것 같네요(웃음). 우승으로 마무리해서 기분이 좋습니다. 마지막 대회라 저 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컸어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축구로도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구요.”
스스로 ‘투지’와 ‘끈기’가 장점이라 말한 최환은 전북의 최철순(31) 같은 '끈질긴' 선수가 되길 꿈꾼다. 최철순 역시 투지와 끈기가 장점인 선수. 최환은 포지션(풀백)과 플레이 스타일 모두 비슷한 최철순을 롤모델로 삼고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중이다.
“롤모델은 최철순이에요. 투지 넘치는 플레이가 정말 인상적이에요. 저도 나중에 전북현대 유니폼을 입고 최철순 같은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사진(서귀포)=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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