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축구일반] <2012결산> 2012년 한국 축구 돌아보기-下

[축구일반] <2012결산> 2012년 한국 축구 돌아보기-下

  • 기자명 안종상
  • 입력 2013.01.03 11:30
  • 수정 2014.11.16 03:36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7월-‘레전드’의 새로운 도전, 그리고 올림픽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가 7월 초 한국 선수 영입을 확정했음을 선언했다. 이 계약은 입단식 직전까지 비밀로 부쳐졌기 때문에 많은 국내 언론과 팬들은 계약의 주인공을 추측하는 데 나섰는데, 대부분이 기성용, 박주영, 이청용일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추측은 완전히 빗나갔고, QPR에 입단한 한국 선수는 다름아닌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레전드’ 박지성이었다. QPR과의 협상에서 박지성은 그들의 포부와 목표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결국 이는 거의 8년 동안 몸담았던 친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재계약 제의를 거절하고 QPR행을 택하는 결정으로 이어졌다. 팀의 에이스를 상징하는 등번호 7번을 달게 된 박지성은 QPR의 주장이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한편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2012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영, 홍정호 등이 부상으로 낙마하며 악재를 맞았으나 뉴질랜드, 세네갈과의 두 차례 친선 경기에서 각각 2-1, 3-0 승리를 거두며 사기를 드높였다. 그리고 마침내 개막한 올림픽 조별예선에서는 남미의 강호 멕시코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으나 부족한 골 결정력으로 0-0 무승부를 거뒀고, 스위스를 상대로는 2-1 승리를 거두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특히 올림픽을 앞두고 군 문제 논란과 아스날에서의 실패로 인해 경기 감각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를 산 박주영은 스위스를 상대로 선제골을 뽑아내며 자신이 죽지 않았음을 알렸다.

‣ 8월-새로운 역사의 달

멕시코(0-0 무), 스위스(2-1 승), 가봉(0-0)과의 조별예선 경기를 마치고 승점 4점, 조 2위로 조별예선을 통과한 홍명보호는 8강에서 개최국인 영국을 만나게 됐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연합팀으로 출전한 영국은 아론 램지, 크레이그 벨라미 등 특급 선수들을 앞세웠고 전반 6분 김창수가 부상으로 아웃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기세는 무서웠다. 박주영과 박종우가 잇따라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한 끝에 결국 지동원이 28분 선제골을 터뜨렸고, 비록 35분 램지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줬으나 39분에 허용한 두 번째 페널티킥은 정성룡이 선방하며 리드를 내주지 않은 채 후반전에 임했다. 양 팀은 후반전과 연장전 동안 각각 리차즈와 정성룡이 부상으로 아웃되는 혈투 끝에 승부차기로 돌입했고, 한국은 교체 투입된 이범영 골키퍼가 스터릿지의 킥을 막아내는 데 성공하며 승리, 5-4로 승리를 거뒀다. 외신들은 이 경기를 이번 올림픽 최대 이변이라고 보도하며 한국을 조명했다.

4강에 안착한 홍명보호는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평가받는 브라질과 맞붙게 됐다. 네이마르, 오스카 산토스, 레안드로 다미앙으로 이루어진 브라질의 삼각편대를 상대로 한국은 점유율을 51퍼센트까지 올리며 밀리지 않겠다는 투지를 보였으나 전반 37분 호물로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이후 후반전에서 한국은 동점골을 뽑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부족한 골 결정력과 주심의 석연찮은 PK 무효판정으로 인해 기회를 잡지 못했고, 결국 다미앙에게 두 골을 더 내주며 0-3으로 패배, 이번 대회에서 쓰라린 첫 패배를 기록했다.

‘동메달이냐, 노메달이냐’가 걸린 외나무다리와도 같은 3, 4위전에서 홍명보호는 마찬가지로 4강에서 멕시코에 패배한 라이벌 일본과 만났다. 한국은 반드시 메달을 확보하겠다는 열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부상으로 브라질전에 결장한 정성룡 골키퍼가 다시 골키퍼 장갑을 꼈고, 올림픽 무대를 아직 밟아보지 못한 수비수 김기희도 출전 명령을 기다리며 컨디션 관리에 힘썼다. 팽팽하게 흘러가던 경기 분위기는 전반 종료 직전 박주영이 하프라인 부근에서부터 일본 수비수 4명을 드리블로 제치고 그림 같은 선제골을 터뜨리며 한국 쪽으로 기울었다. 후반전 초반 한국은 동점골을 터뜨리겠다는 일본의 기세에 약간 밀리는 듯 했으나, 후반 15분 터진 구자철의 쐐기골로 일본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후 한국은 남은 시간 동안 오츠, 기요타케 등 일본 공격진들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차단하며 경기를 풀어냈고, 종료 4분 전 수비수 김기희를 투입함으로써 올림픽 선수단 전원이 출전 기록을 남기게 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4분 뒤, 경기는 2-0 한국의 승리로 종료됐고 홍명보호 선수단은 동메달을 목에 거는 데 성공했다. 한국 축구 역사에 새로운 획이 그어지는 순간이었다.

대회 후에는 겹경사가 잇따라 일어났다. 카디프 시티 합류를 준비하고 있었던 김보경은 소속팀으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지동원 역시 영국전 선제골을 소속팀 선덜랜드가 메인 홈페이지에 장식하며 호평을 내렸다. 아스날에서 마음고생을 하며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박주영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셀타 비고 임대 이적에 성공하며 새 축구인생을 살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던 기성용은 셀틱과의 기나긴 ‘밀고 당기기’ 끝에 협상에 성공한 스완지 시티 이적에 성공하며 10호 코리안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 9월-‘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아시아 축구연맹(AFC)이 제시한 규정이 K리그에 대두되기 시작했다. ‘군인은 프로축구 선수로 뛸 수 없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프로축구연맹은 이 규정을 K리그에 강조했는데, 이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된 구단이 생기게 됐다. 바로 상주 상무 불사조다.

상주 상무는, 프로 축구선수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 입대를 하게 될 경우 입단하게 되는 클럽팀이다. 선수들은 이곳에 입단함으로써 군 복무와 더불어 축구 경력과 감각을 제대하기 전까지 쌓아나갈 수 있다. 그러나 프로축구연맹이 강조한 AFC의 이 같은 규정 과 상주 상무가 창단될 때 맺어진 ‘2년 안에 연고 구단을 창단하지 못하면 2부 리그에 편입된다’라는 계약으로 인해 상주는 더 이상 K리그 팀으로 인정받을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프로축구연맹은 상주 상무의 2부 리그 강제 강등을 선언했다.

상주는 거세게 반발했다. 너무 갑작스런 조치인 데다가 연맹과의 적절한 협상을 거친다면 충분히 잔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상주는 그들이 9위 안에 드는 성적을 거둔다면 강제 강등을 철회해 달라는 제안을 내놓았으나 연맹의 뜻은 단호했다. 결국 상주는 아마추어 팀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K리그 잔여일정 참가 포기를 선언, ‘보이콧’을 하게 됐고, 상주의 남은 모든 일정은 자동으로 0-2 기권패로 처리되었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올림픽 동메달 수상의 여운이 사라지기도 전에 축구선수들의 병역 문제라는 또 다른 숙제를 안게 됐다. 군 면제 판정을 받은 선수가 아닌 이상, 현재로서는 경찰청 입단만이 유일한 답으로 남게 됐다.

‣ 10월-‘강희대제’의 위기

소위 ‘냄비’라고 불리는 국내 네티즌들의 좋지 못한 특성이 또 한번 발동하고 말았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10월 최종예선 4차전에서 생지옥과도 같다는 이란 원정길에 오르게 됐다. 지난 9월 홈에서 펼쳐진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3차전에서 2-2 무승부에 그친 한국은 절실하게 승점이 필요했는데, 높은 해발고도와 홈 텃세를 자랑하는 이란 원정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공을 잡을 때마다 이란 홈 관중들의 엄청난 야유 소리와 더불어 ‘침대축구’라고 불리는 비신사적 행위를 감수해야 했고, 미드필더 네쿠남이 이끄는 이란의 만만찮은 기세에 고전해야 했다. 결국 한국은 이렇다 할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후반 30분 네쿠남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패배 후 인터넷에는 네티즌들의 엄청난 질타가 쏟아졌고 조 선두 자리를 내줄 위기에 처한 최 감독은 분발해서 만회하겠다는 답변으로 이러한 비난에 대응했다.
 

‣ 11월-울산, 아시아 무대 평정

올 시즌 K리그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굴욕을 겪었다. 포항, 전북이 조별예선에서 조 3위에 그치며 일찌감치 짐을 쌌고, 성남 또한 홈에서 패하는 망신을 당하며 16강에서 하차했다. 그러나 끝까지 살아남은 팀이 있었으니, K리그 팀의 마지막 생존자 울산이었다.

4승 2무, 무패행진 끝에 F조 1위를 기록하며 16강에 진출한 울산은 전북에게 1-5, 0-2 패배를 안겼던 가시와 레이솔을 홈에서 만나게 됐고, 난타전 끝에 3-2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8강 1차전 홈 경기에서 알 힐랄을 상대로 단 한 골밖에 뽑아내지 못하며 1-0 승리를 거둔 울산은 원정 경기가 걱정스럽다는 우려를 샀으나 2차전 원정 경기에서 무려 4골을 폭발시키며 4-0 대승, 합계 5-0으로 가볍게 알 힐랄을 눌렀다. 울산의 다음 상대는 포항과 성남을 탈락시키며 ‘K리그 킬러’라고 불리던 분요드코르. 그러나 킬러도 ‘철퇴축구’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울산은 1차전 원정 경기에서만 3골을 뽑으며 1-3 승리, 이후 2차전에서도 가볍게 2-0 신승을 거두며 결승에서 알 아흘리를 상대하게 됐다.

결승전 장소는 울산의 홈 경기장인 울산문수축구경기장이었으나 아직 팬들은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 공교롭게도 지난 시즌 결승에 올랐던 전북 현대 역시 홈에서 결승을 치렀으나,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패한 바 있기 때문. 그러나 너무 지나친 염려였던 것일까. K리그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한 울산은 전반 12분 곽태휘의 선제골로 기선제압에 성공했고, 이후 하피냐와 김승용이 후반 들어 한 골씩 터뜨리며 3-0 압승, 아시아 챔피언에 등극했다. 무패우승, 그야말로 ‘퍼펙트’한 우승이었다.

‣ 12월-아쉬웠던 클럽월드컵, 2013년 더 높은 도약을 기대하며

12월로 접어듦에 따라 대부분의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2012 시즌의 타이틀은 승점 96점을 기록하며 그룹 A 1위를 차지한 FC 서울의 품에게로 돌아갔고, ‘데몰리션’ 콤비인 데얀과 몰리나는 각각 31골, 19도움을 기록하며 득점왕, 도움왕을 차지했다. 이동국은 올 시즌 26골을 기록, 개인 통산 141골을 기록하며 K리그 통산 최다골의 신기록을 계속 작성해 나갔다. 이근호는 AFC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1991년 김주성이 수상한 이후 21년 만에 선수상 트로피를 한국의 몫으로 가져왔다. 또한 울산은 아시아 챔피언의 자격으로 각 대륙의 챔피언들이 참가하는 클럽월드컵에 진출했다.

유럽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 첼시와의 맞대결을 간절히 바랐던 울산의 뜻은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울산은 북미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 몬테레이와의 대결에서 겨우 영패를 면하며 1-3으로 패했고,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한 히로시마와의 5, 6위전에서도 2-3으로 패배, 결국 6개 팀 가운데 6위에 그치며 첼시와의 꿈의 맞대결을 펼치지 못하게 됐다. 워낙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패왕’과도 같은 경기력을 펼친 울산이었기에 팬들의 실망은 더욱 컸다. 너무나도 아쉬웠던 클럽월드컵이었다.

이 밖에도 셀타 비고로 임대 이적한 박주영은 3골을 득점하며 팀에 녹아들고 있고, 2부 리그로 강등된 이청용 역시 최근 리그 4호골을 터뜨리며 부활의 날갯짓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아우크스부르크로 1년 더 임대된 구자철은 이번에도 ‘임대의 전설’을 쓸 준비를 하고 있으며, 카디프 시티의 김보경은 팀의 EPL 승격 프로젝트에 큰 기여를 하는 중이다. 또한 기성용은 스완지 이적 후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으며 선덜랜드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던 지동원은 아우크스부르크 임대 이적에 성공, 구자철과 함께 호흡을 맞춰 볼 수 있게 됐다.

되돌아보면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정말 많은 일들과 새로운 기록들이 펼쳐지며 팬들을 웃고 울게 했던 한국 축구다. 일명 ‘각시탈 빙의’라고 불린 박주영의 일본전 선제골, 부상에서 갓 회복한 몸을 이끌고 강등권에 쳐진 볼튼을 위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이청용의 축구화, 각종 비리 논란과 부실한 팀 운영으로 광주 FC의 내분을 일으키며 팬들의 찌푸림을 일으킨 박 모 단장 등등. 분명 좋지 못한 사건들도 있었고 그에 대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지나친 질타가 쏟아진 적도 있긴 하나, 그러한 질책이 한편으로는 축구에 대한 그만한 깊은 관심도라고도 할 수 있으니 무조건적으로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표현이 잘못되었을 뿐.

2013년, 조중연 회장의 임기가 끝난 대한축구협회는 새로운 회장을 맞이하게 된다. 새롭게 당선되시는 한국 축구의 수장은 더 이상 논란 없는, 비리 없는 대한축구협회를 만들어 한국 축구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더불어, 프리미어리그 최하위라는 크나큰 시련과 맞서고 있는 박지성 선수에게 파이팅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사진. 뉴시스]

정호성 인터넷기자 / sports@onstn.com
Copyright ⓒ STN SPORTS,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ST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단영역

매체정보

  • (주)STN미디어(방송국) : 인천광역시 부평구 청천동 419-2 부평테크노타워 8층
  • 대표전화 : 1599-1242
  • 팩스 : 070-7469-0707
  • 법인명 : (주)에스티엔미디어
  • 채널번호 : 지니 TV(131번) LG 유플러스 TV(125번) 딜라이브(236번)
  • 대표이사 : 이강영
  • 보도본부장 : 유정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상완
  • (주)STN뉴스(신문사) : (07237)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68길 23 (정원빌딩) 10층
  • 대표전화 : 02-761-2001
  • 팩스 : 02-761-2009
  • 법인명 : (주)에스티엔뉴스
  • 제호 : STN 뉴스
  • 등록번호 : 인천 아 01645
  • 등록일 : 2009-09-04
  • 발행일 : 2009-09-04
  • 대표이사 : 유정우
  • 발행·편집인 : 유정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상완
  • Copyright © 2024 STN 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ports@stnsports.co.kr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