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갔던’ KCC가 올 시즌 초반 울상이다.
개막 후 3연패. 극심한 득점빈곤. 현재 전주KCC 이지스의 현주소다. 올 시즌을 앞두고 주전급 선수 대부분이 빠져나갔다고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사태가 심각하게 전개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허재 감독의 한숨이 깊어질 만도 하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공룡센터’ 하승진이 팀에서 빠졌다는 점. 군 복무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할 수밖에 없는 하승진의 공백을 메울 선수가 아직까지도 마땅치 않다. 외국인 선수로 메우려고 해도 코트니 심스가 부상으로 전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그마저도 불가능해졌다.
귀화혼혈선수가 한 팀에서 3시즌 이상 머무르지 못한다는 규정도 KCC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규정이다. 지난 시즌까지 KCC에서 활약하며 팀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던 전태풍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포인트가드, 슈팅가드 위치를 모두 소화하면서 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전태풍. 하지만 그가 떠나자 KCC의 가드진의 무게감은 현저하기 줄어들었다. 경험이 많은 임재현이 버티고 있기는 하지만 그 혼자서는 한 시즌 내내 팀을 이끌어가기가 힘이 든다. 임재현을 받쳐줄 가드진의 경험이나 실력이 아직은 기대만큼 따라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KCC의 문제점은 또 있다. 올 시즌 아직 70점도 넘지 못한 극심한 득점빈곤이다. 첫 경기인 서울삼성과의 경기에서는 고작 52점, 고양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는 64점, 원주동부와 만나서는 53점을 득점했다. 이 세 경기에서 개인득점 20점을 넘었던 선수는 오리온스전에서 24점을 넣었던 임재현 혼자다. 외국인선수 안드레 브라운이 분전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기복이 심하다. 평균득점 56.3점으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득점력이 하루빨리 회복돼야만 리그의 판도를 반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산재해 있는 문제들 속에서도 KCC에게 ‘희망’은 존재한다. 아직 20대 초반인 젊은 선수들이 꾸준히 경기경험만 쌓는다면 제 몫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허재 감독도 이들 선수들에 대해 “아직 출전시간이 많지 않아 경기 후반에는 체력이 떨어진다”며 경험을 조금씩 더 쌓아가야만 팀에 확실히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신인 현대 시절부터 프로농구의 강자로 군림해왔던 KCC였다. 2010-2011 시즌 챔피언자리에 올랐던 그들은 분명 저력이 있는 팀이다. 언제쯤 KCC가 다시 일어서며 농구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지켜보자.
[사진. KBL]
최영민 기자 / ymchoi@ons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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