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상대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다. 그리고 종료 부저가 울리며 8년 만에 한국 레슬링에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이 탄생했다. 바로 김현우다.
김현우는 8일 새벽(한국시간)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망 66kg급 결승에서 헝가리의 타마스 로린츠를 라운드 스코어 2-0으로 제압했다.
1라운드는 파테르에서 승부가 판가름 났다. 양 선수는 1분 30초 동안 탐색전을 벌였고 결국 경기는 아무 득점 없이 파테르까지 이어졌다. 타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파테르. 김현우는 끝까지 타마스의 공격을 방어해내며 먼저 1점을 선취했고 1라운드 승리를 따냈다.
2라운드 역시 파테르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졌다. 이번엔 김현우의 공격으로 파테르가 시작됐다. 김현우는 타마스를 들어올렸고 당황한 타마스는 뒤집어지지 않기 위해 김현우의 다리를 잡았다. 그 모습을 본 심판들은 타마스의 반칙을 선언했고 그 반칙은 곧 김현우의 1득점으로 계산됐다. 승부가 판가름나는 순간이었다. 이후 경기 종료가 울릴 때까지 김현우는 타마스의 공세를 잘 막아내며 2004 아테네올림픽 이후 레슬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이 됐다.
승리가 확정되자 김현우는 방대두 감독에게 뛰어가 서로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곧 태극기를 받아든 김현우는 태극기를 흔들며 경기장을 뛰어다녔다. 환희의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오른쪽 눈이 부어올라 거의 눈을 감은 채로 경기에 나선 김현우. 그의 투혼은 8년 간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던 한국 레슬링 부활의 신호탄이 됐다. 그리고 한국 선수단의 12번째 금메달이기도 하다.
[사진. 뉴시스]
윤초화 기자 / yoon23@onstn.com
Copyright ⓒ STN SPORTS,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