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원희 기자] 대니 돈(넥센 히어로즈)에게 돌파구는 없는 것일까.
넥센에서 2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대니 돈은 요즘 우울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타율 0.295 홈런 16개를 때려내고 수비에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등 본인만의 장점을 발휘해 재계약에 성공. 하지만 올해에는 타율 0.103으로 좀처럼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홈런은 한 개도 없다. 다른 팀들은 외국인 타자들이 홈런을 펑펑 터뜨려주면서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다. 하지만 넥센은 올 시즌 한 번도 대니 돈의 홈런을 보지 못했다. KBO리그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이 홈런 7개, 조니 모넬(전 kt위즈)도 홈런 2개는 때려놓고 짐을 쌌다. 이에 넥센은 팀 홈런 37개로 리그 공동 7위에 머물러있다.
올 시즌 2군도 두 번이나 내려갔다. 대니 돈은 개막 9경기에서 타율 0.125로 부진해 2군행을 통보받았다. 지난 10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에서 1군 기회를 받았지만, 4타수 무안타 3삼진를 기록. 최악의 결과만 남긴 채 이틀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외국인 타자에게는 굴욕적인 순간이다.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대니 돈은 지난 26일 다시 1군 부름을 받았다. 26일~2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고척 경기에 출전했는데 1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26일 8회말 공격 상황에서 4번 윤석민의 대타로 나와 김시현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 득점에도 성공했지만, 27일에는 6회 대타로 나섰다가 땅볼을 치고 포수 박동원과 교체됐다.
다른 팀 같았으면 대니 돈은 벌써 교체되고도 남을 성적이다. 하지만 팀의 여러 상황 때문에 기회를 계속 받고 있다. 올 시즌 넥센은 1선발로 기대했던 션 오설리반이 부진해 제이크 브리검을 영입했다. 교체 카드 1장을 이미 썼다. 여기에 믿고 보는 투수였던 에이스 앤디 밴헤켄이 6경기 2승3패 평균자책점 4.59로 활약이 저조하다. 올 시즌 밴헤켄의 구속이 확실히 떨어졌다. 만 38세라는 많은 나이를 간과할 수 없는 노릇이다.
외국인 투수들의 동반 부진, 또 넥센이 좋은 타자들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니 돈의 기회가 늘어났다. 하지만 대니 돈이 도저히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으니 넥센도 결단을 내릴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다린 러프(삼성 라이온즈), 앤디 번즈(롯데 자이언츠) 등 많은 외국인 타자들이 부진을 겪다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대니 돈에게는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우선적으로 다른 외국인 타자들과 달리 타석에서 의욕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밴헤켄, 대니 돈이 부진에 동시에 부진에 빠져있다고 하더라도, 교체를 결정한다면 대니 돈쪽으로 무게감이 쏠리는 것이 사실이다.
과연 대니 돈에게 돌파구가 있을까. 이 위기에 터닝 포인트를 잡는다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현재 대니 돈은 대타로서 한정된 기회만 얻고 있다. 타석에 많이 들어설 수 없으니 타격감을 찾거나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반등의 기회부터가 다른 타자들에 비해 많지가 않다. 만약 대니 돈이 결정적인 상황에서 존재감을 발휘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쓸쓸한 결말을 맞을 수도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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