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보미 기자] ‘양궁 강호’ 한국에서의 국가대표 선발전은 국제 대회보다 치열하다. 2016 리우올림픽에 도전하는 세계 랭킹 1위 김우진(23, 청주시청)은 “바늘구멍부터 통과해야죠”라며 힘찬 출사표를 던졌다.
김우진에게 2015년은 뜻깊다. 다시 정상을 향해 달려갈 수 있게끔 힘이 된 해다.
올해 김우진은 세계양궁연맹(WA) 월드컵 1, 2차대회 리커브 부문에서 나란히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 혼성팀 결승전에서 강채영, 최미선과 호흡을 맞추며 2개의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다만 개인전에서는 구본찬, 이승윤에 밀려 2위를 차지했다.
지난 8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우진은 개인전, 단체전에서 정상에 오르며 2관왕을 이뤘다. 2011년 토리노대회 이후 개인전 왕좌를 탈환했다. 이어 9월 프레올림픽 개인전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10월 월드컵 파이널대회에서는 최미선과 짝을 이뤄 혼성전 금메달을, 개인전 동메달을 추가했다.
태릉선수촌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는 김우진의 2016년 첫 번째 목표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는 것이다. 그 다음 리우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것이다.
김우진은 “2012년 바닥을 찍고 다시 올라서고 있다. 리우에서 정점을 찍고 싶다”면서 “먼저 선발전이라는 바늘구멍부터 통과해야한다. 언제 누가 국가대표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쟁쟁한 선수들이 많다. 매순간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도 그럴것이 김우진은 이미 2012년 한 차례 큰 좌절을 맛봤다. 고1 때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태릉선수촌에 들어간 김우진.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1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12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선발전에서 4위를 기록해 런던행이 좌절됐다.
김우진은 “그 때는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어서 아등바등했다. 그런데 떨어지고 나서 허탈감을 느꼈다. 주변에서도 나갈 것이라 예상했는데 보란 듯이 떨어졌다. 나 스스로 자만했던 것 같다. 선발전이 끝나고 미끄럼틀을 타듯 내리막길을 내려갔다”며 지난 기억을 떠올렸다.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그대로 내리막길만 걸을 수는 없었다. 이 악문 김우진은 2013년 다시 대회에서 입상을 하며 상승세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2016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있다.
김우진은 “그 때처럼 그러고 싶지 않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좀 더 마음의 안정을 갖고 후회없이 경기할 것이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우진은 충북 이원초 3학년 시절 먼저 양궁을 시작한 친형을 따라 활을 잡기 시작했다. 꾸준히 제 실력을 발휘한 김우진은 꿈에 그리던 태릉선수촌까지 입촌했다.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이후 2012년 아픔은 컸지만 다시 일어섰다. 김우진은 “양궁하면 김우진이라고 떠오르는 선수가 되고 싶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메달을 많이 따야하지 않느냐. 꼭 내 꿈을 이뤄보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