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잠실=이진주 기자] 이겼지만 고민이 생겼다. 믿고 써야 할 선수가 갈피를 못 잡고 있기 때문이다. 3번타자 민병헌의 부진이 김태형 두산 감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두산 베어스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15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연장 10회 대타 박건우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4-3으로 승리했다. 역대 준PO 1차전 승리팀의 PO 진출 확률은 무려 83.3%나 된다. 사실상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 봐야 한다.
귀중한 승리를 거뒀지만 김태형 감독에게는 고민이 생겼다. 주전 우익수이자 3번 타순에서 활약해야 할 민병헌이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즌 막판 슬럼프에 빠졌던 민병헌은 이날 경기에서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0-2로 뒤진 6회 두산은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그런데 단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민병헌이 2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흐름이 끊겼기 때문이다. 1타점을 기록했지만 이후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김태형 감독은 민병헌의 침묵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믿고 써야 할 선수다. 민병헌이 쳐줘야 하는 팀이다”라며 민병헌을 감싸면서도 “방향을 못 잡고 있다.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민병헌은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공헌도가 높은 선수다. 때문에 라인업에서 빼기는 쉽지 않다. 결국 스스로 감을 찾는 수 밖에 도리가 없다. 김태형 감독의 생각도 같았다. 김 감독은 "민병헌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며 분발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