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수원=이보미 기자] 수원 삼성 서정진이 떠나는 정대세의 부담을 덜었다.
서정진은 8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1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의 대결에서 후반 23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수원은 덕분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 앞서 정대세의 J리그 시미즈 S펄스 이적이 확정됐다. 수원은 “정대세가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로 이적했다. 수원과 시미즈 구단은 7일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전남전은 정대세에게 홈경기 고별전이 됐다. 경기 전 만난 서정원 감독은 선수들의 동요를 걱정하기도 했다. 선두 전북 현대를 바짝 추격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주축 멤버인 정대세를 보내야하기 때문.
수원은 전남과 맞서 정대세를 축으로 염기훈, 산토스, 서정진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공격은 매끄럽지 못했다. 상대 수비를 뚫는 데 고전했다.
이후 전남은 스테보와 이창민을 내보냈고, 수원 역시 백지훈, 곽희주를 투입해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먼저 웃은 쪽은 수원이었다. 수원은 후반 23분 서정진이 득점포를 가동하며 1-0 리드를 잡았다. 상승세를 탄 수원은 염기훈과 정대세는 물론 백지훈-산토스도 안정적인 호흡을 보이며 맹공을 퍼부었다. 마침내 경기는 그대로 수원의 1-0 승리로 막을 내렸다.
정대세 입장에서는 서정진의 골이 고마울 수밖에 없다. 정대세는 오는 12일 부산 원정경기까지 치른 뒤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팀을 떠나기 전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이날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서정진의 결승골에 안도의 한숨을 쉰 정대세다.
전남 노상래 감독 역시 경기 전 정대세에 대해 “홈 고별전인 만큼 뭔가 보여주려고 할 수도 있다. 우리도 이에 대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서정원 감독은 “그럴 수도 있다.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 이날 정대세는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뛰었다. 정대세는 경기 중 상대 선수와 경합 중 잠시 쓰러지기도 했다. 단독 돌파 후 산토스에게 패스를 찔러줬고, 산토스가 결정적인 찬스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벗어나고 말았다. 이에 홈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홈팬들 앞에 선 정대세는 “2년 반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전에 독일에서 힘든 시간을 보낸 뒤 여기에 와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코칭 스태프, 구단 관계자, 선수들, 팬들 앞에서 경기를 뛸 수 있어서 좋았다. 수원은 나의 고향이다.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작별 인사를 고했다.
한편 같은 날 리그 선두 전북 현대는 광주FC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전남을 제압한 수원은 전북과의 승점 차를 5점으로 좁히며 선두 추격에 박차를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