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정철우 기자 = 오재원이 결국 구속됐다.
뉴시스 등 통신사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김미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도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오재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제 마지막 희망도 사라졌다. 구속은 곧 혐의 인정을 의미한다. 재판 과정에서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지만 일단 구속이 됐다는 것 만으로도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구속 사유가 대단히 치명적이다. 수모도 이런 수모가 없다.
한 때 KBO리그를 대표하던 내야수가 도망을 의심 받아 구속 됐다. 증거를 없애고 달아날 우려가 있다는 것이 구속 영장 발부의 이유가 됐다.
도망을 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구속까지 됐다. 두 팔을 포승줄에 묶여 끌려가 듯 경찰서로 들어가는 모습 그 이상으로 충격이었다.
오재원은 어쩌다 이렇게까지 추락하게 된 것일까.
오재원은 화려하고 근성 있는 플레이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야구 선수였다.
2015 프리미어 12 결승전에서 떄려낸 안타와 일명 '빠던'은 여전히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팬들은 그를 '오열사'라 부르며 높이 떠 받들었다.
그러나 왕관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던 탓일까.
은퇴 이후 오재원은 실망스러운 행보를 계속해서 이어갔다. 각종 설화에 휘말렸고 그 때마다 반성 보다는 반박하기에 바빴다. 팬심이 돌아서고 있었지만 오재원 만이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SPOTV 해설 위원으로 출발은 좋았다.
차분하고 깊이 있는 해설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일반인으로 돌아 온 오재원은 사회에 어울리지 않았다.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는 "코리안특급(박찬호)을 매우 싫어 한다. 전 국민이 새벽에 일어나 응원했던 마음을, 그 감사함을 모르는 것 같다. (박찬호가) 해설하면서 바보 만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그것에 관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주장해 논란을 불렀다.
박찬호의 가벼운 입을 비난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오히려 당사자가 더 큰 화를 입는 일이 벌어졌다. 신뢰도가 그만큼 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오재원은 한 투수(양창섭)가 몸에 맞는 공을 던지자 "대놓고 때린 것이다. 난 이런 상황을 가장 싫어한다"며 '고의적인 빈볼'이라고 단정해, 경기장 안팎에서 비판받았다.
이 논쟁으로 새카만 후배인 양창섭과 SNS를 통해 설전을 주고 받기도 했다.
야구계 선배로서 후배를 제대로 이끌지 못하는 모습에서 그동안 보여 준 리더십이 허상은 아니었는지 의심하는 눈초리가 생겼다.
그러다 결국 마약에까지 손을 댔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우리가 알던 오재원이었다면 체포 되는 순간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자신의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포승줄에 묶인 오재원은 달랐다. 그저 일반 범죄자와 같은 모습으로 끌려 들어갔다.
언제나 당당하고 자기 주장 강하며 개성 넘치던 오재원은 어디로 간 것일까. 이제 다시는 당당하고 용기 있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일까.
한국 프로야구 팬들은 또 이렇게 한 명의 소중했던 인연과 이별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STN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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