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이형주 기자 = 김판곤 위원장의 기자회견을 재현할 수 있을까.
대한축구협회는 20일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 신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에 국가대표팀 지도자 경험이 있는 정해성 위원장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한국 축구는 정몽규 회장과 수뇌부의 실책으로 표류 중이다. 빅리거가 즐비한 황금 세대에도 지난 아시안컵에서 4강 요르단을 맞아 유효슈팅 한 개 없이 탈락했다. 이전부터 답답한 경기력에 외유 논란까지 겹쳤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뒤늦게 경질을 단행했지만 100억에 가까운 위약금을 물게 됐다.
16일 이 사태를 발생시킨 정몽규 회장은 기존 전력위를 완전히 개편하고, 새로운 전력위원장과 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그 자리에 정해성 위원장과 신임 위원들이 선임된 것이다.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할 정해성 위원장은 2002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 체제에서 한국인 코치로 4강 진출에 힘을 보탰고, 2010 남아공 월드컵 때는 허정무 감독의 수석코치로 한국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기여했다. 2017년에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도 코치를 역임한 바 있다.
정해성 위원장은 오늘(21일)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한다. 이후 브리핑도 가질 예정인데, 현재까지는 의문이 크게 남는다.
지난 2018년에 당시 김판곤 위원장은 파울루 벤투 감독을 선임한 뒤 엄청난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벤투 감독이 한국으로 오기 전 중국 클럽팀에서 경질되는 등 커리어가 보잘 것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판곤 위원장은 선임 기자회견에서 벤투를 택한 이유를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설명해 대중을 설득했고 이는 전설이 됐다.
김판곤 위원장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시스템을 통한 선임 과정, 프로세스에 대한 믿음, 철저한 기준 등에서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이후 명확한 이유를 대지 못했던 마이클 뮐러 전 위원장의 기자회견은 정확히 반대였다.
정해성 위원장도 김판곤 위원장처럼 논리적인 기자회견을 할 수 있기를 바라나 전망은 밝지 않다. 정몽규 회장의 색이 짙은 상황에서 정해성 위원장이 반전을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TN뉴스=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