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회관=STN뉴스] 이형주 기자 = 팬들의 분노는 무너진 시스템에 관한 것이었다.
1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2024년 제1차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지난 요르단전 유효슈팅 0개 완패를 포함 아시안컵의 부진을 리뷰하고, 대표팀의 경기력을 재평가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와 관련한 회의도 진행됐다.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KFA에는 팬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도착했다. 근조화환이란 일반적으로 어떤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삼가 슬픈 마음을 나타내는 데 사용하는 화환이다. 팬들은 이를 정몽규 회장에게 보내며, 한국 축구가 죽었다는 의미를 표현했다.
어떤 팬들은 축구회관 앞으로 와 “정몽규는 퇴진하라”라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근조화환을 보낸 팬들이나 시위를 한 팬들이나 마음은 같았다.
현재 대표팀의 상황은 최악이다. 수장인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 전부터 외유 논란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 여기에 아시안컵에서 화려한 빅리거들을 보유했음에도 졸전을 거듭했다. 그런 수장 하에서 우리는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고, 또 그런 수장 하에서 대표팀 불화가 나오며 힘든 상황이다.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은 무너진 시스템에 기인했다. 김판곤 위원장과 홍명보 전무이사가 떠난 뒤, KFA는 정몽규 회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실책이 거듭되고 있다. 클린스만 선임도 그렇지만 2023년 조작범 사면 시도는 KFA가 정몽규 회장 체제에서 건강하지 않음을 증명한다.
이런 상황에서 책임이 정몽규 회장에게 있고 팬들이 규탄하고 있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모든 일은 정몽규 회장의 재가 하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15일 회의 종료 후 브리핑에 나선 황보관 KFA 기술본부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만장일치는 아니었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로 전력강화위원회의 의견이 모아졌다. 이를 협회에 전달할 예정이다”라고 알렸다.
취재진은 “협회에 전달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 정몽규 회장에게 전달한다는 의미인가?”라고 물었다. 황보관 KFA 기술본부장은 “그렇다”라고 답했다.
여전히 KFA의 의사 결정 구조는 정몽규 회장을 거쳐가고 있었다. 무너진 시스템에 대한 분노를 팬들이 시위로, 또 근조화환으로 표현하고 있는 이유다.
STN뉴스=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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