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팬들이 이상민(18)을 응원했다.
올 시즌 초반 수원은 어려운 시간들을 보냈다. 결국 감독 교체를 단행했고, 김병수 감독이 새롭게 부임했다. 이후 팀이 살아나며 강등권 탈출의 희망을 보고 있다.
21일 홈에서 열린 울산 현대전은 이긴다면 기세를 이어갈 수 있기에 무척 중요한 경기였다. 수원은 올 시즌 절대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는 울산을 상대로 2-2 호각세를 이뤘다. 하지만 후반 39분 팀 내 기대주인 매탄고 출신 윙어 이상민이 볼 컨트롤 실수 후 설영우에게 태클로 파울을 범했다. 심판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마틴 아담이 이를 차 넣으며 2-3 패배로 경기가 끝났다.
김병수 감독은 마음의 부담을 느낄 이상민을 바로 교체해줬다. 당시 이상민은 죄책감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감싸쥐며 거의 울부짖듯 경기를 봤다. 경기 후 한호강 등 동료들과 김병수 감독이 그를 위로했지만 슬픈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서포터들에게 사과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24일 FA컵 16강 대구FC전은 수원이 울산전 이후 처음 치르는 경기였다. 수원 서포터들은 이날 이상민을 위해 “수원의 29번은 무릎 꿇지 않는다”라는 응원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죄책감에 무릎 꿇었던 이상민을 위로하는 동시에, 곽희주 등 레전드들이 달았던 29번을 단 그가 실수를 이겨내고 팀을 이끌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었다.
이상민은 현수막을 제작하고, SNS에 올려준 팬의 계정에 “너무 감사드립니다. 더 단단해지겠습니다”라고 댓글을 달고, 해당 게시물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선수와 팬 간의 의미있는 소통이자, 선순환이었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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