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이승호 기자 =산업은행(회장 강석훈)의 부산이전 강행에 따른 갈등이 더 심화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 8일 산은 전 직원에게 메일로 보낸 서신에서 "산은의 부산이전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만큼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회장은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에 와 있다"며 "산은의 지방이전은 지난 대선의 주요 공약이자, 정부의 역점 국정과제로 다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방 이전이 정부의 국정과제에서 제외될 가능성은 없다"며 "이제 우리 스스로 계획을 만들 것인지, 아니면 (정부에) 맞춰 따라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산은의 지방 이전을 대선 과정부터 공약했고, 국무총리·경제부총리도 신속한 이전 추진을 재확인한 상황"이라며 "우리가 스스로 가야 할 방향을 슬기롭게 결정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산은이 동남권의 산업을 부흥시키고, 조직을 확대해 새로운 도약기를 맞이하라는 것이 정부의 주문"이라며 "동시에 지방이전으로 조직의 경쟁력이 약화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직원들의 반발은 심화되고 있다. 산은의 한 직원은 회사 내부망 게시판에 글을 올려 강 회장의 행보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이 직원은 "국무총리도 재확인한 상황에서 지방이전 철회가 불가하다는 말은 어떠한 내용도 되돌릴 수 없으니 포기하라는 말로 들린다"며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구성원과 소통 없이 독단적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은은 역할 상 절대 지방으로 이전해서는 안 되는 기관"이라며 "은행 경쟁력이 약화해 그 위상이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는 산은의 부산 이전 로드맵을 공개한 상황이다. 산은 회장도 지방이전을 공식화한 만큼, 산은 내부 갈등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산은 직원 400여명은 매일 산은 본점 앞에서 부산이전 반대와 관련해 집회를 벌이고 있다. 오는 16일 예정된 금융노조 총파업에서도 산은의 부산이전이 다뤄질 예정이다.
STN스포츠=뉴시스
stn5043@stn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