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포로 로마노] ‘1000G’ 무리뉴, 개막 3연승…집착 아닌 순수한 꿈
[이형주의 포로 로마노] ‘1000G’ 무리뉴, 개막 3연승…집착 아닌 순수한 꿈
  • 이형주 기자
  • 승인 2021.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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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로마 감독 주제 무리뉴. 사진|뉴시스/AP
AS 로마 감독 주제 무리뉴. 사진|뉴시스/AP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축구계 포로 로마노가 이곳에 있다. 

고대 로마 제국의 수도 로마에는 포로 로마노가 존재했다. 로마인의 광장이라는 뜻을 가진 포로 로마노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시설들이 밀집된 장소였다. 당시 사람들은 포로 로마노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 포로 로마노처럼 STN 스포츠가 세리에A 관련 담론을 전하는 연재물을 준비했다.

포로 로마노 유적지. 사진|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로마/포로 로마노)
포로 로마노 유적지. 사진|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로마/포로 로마노)

-[이형주의 포로 로마노], 117번째 이야기: ‘1000G’ 무리뉴, 개막 3연승…집착 아닌 순수한 꿈

주제 무리뉴(58) 감독이 자신의 전매특허인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AS 로마는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라치오주 로마에 위치한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2021/22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3라운드 US 사수올로 칼초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로마는 리그 3연승을 달렸고 사수올로는 리그 2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했다. 

무리뉴 감독에게 이번 사수올로전은 그의 감독 커리어 1000번째 경기였다. 각 국 언론들로부터 이로 인해 그의 커리어를 조명하는 기사가 올라오는 한편, 무리뉴 감독을 향한 축하인사가 줄을 잇기도 했다. 

유로파컨퍼런스리그서 2연승을 거둔 무리뉴 감독은 세리에 A에서도 초반 흐름이 좋은 상황이었다. 첫 2경기를 모두 잡아낸 무리뉴 감독은 험난한 상대 사수올로와 마주했다. 상대 공격형 미드필더 필리프 주리치치를 필두로 한 공격이 매서웠다. 때문에 로마는 1-1 무승부로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리는 듯 했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계속해서 선수들을 독려했고 후반 47분 스테판 엘 샤라위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들어가며 천금 같은 승리가 만들어졌다. 개막 이후 5연승이자 세리에 A로만 한정해도 개막 3연승이다. 

엘 샤라위의 득점이 골망을 갈랐을 때 무리뉴 감독은 이 경기가 그의 1000번째가 아닌 감독 커리어의 첫 경기인 양 환호하기 시작했다. 

같은 날 경기 종료 후 무리뉴 감독은 로마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평범한 한 경기처럼 생각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제 1000번째 경기(총 639승, 198무, 162패)가 패배로 기억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사수올로가 이겼어도 할 말이 없었던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승리를 해 기쁩니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오늘 밤 저는 득점 이후 (터치라인을) 달리며 축하를 했습니다. 저는 58세가 아니라 13~14살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축구에 대한 꿈을 키우던 시기처럼요. 물론 사수올로 코칭스태프들 앞에서 축하를 한 것에 대해 알레시오 디오니시 감독에게 사과도 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상대 스태프들 앞에서 격한 축하는 호불호가 분명 갈릴 수 있는 행동이다. 비판적 관점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한 것은 무리뉴의 행동이 옳으냐, 그르냐가 아닌 그의 열정이 아직도 아이같이 순수하고, 거대함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증거였다는 것이다. 

FC 포르투, 첼시 FC, 인터 밀란,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을 지휘한 무리뉴 감독은 숱한 우승컵을 들어올린 우리 시대 최고의 명장 중 한 명이다. 물론 최근으로 오면서 전술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며 최악의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그의 커리어가 지금보다 더 나빠진다고 한들, 무리뉴가 축구계에 족적을 남긴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사수올로전에서 긍정적이었던 것은 개막 3연승보다 무리뉴 감독의 열정을 재확인한 점이었다. 

지난 2010년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을 앞두고 무리뉴는 '꿈과 집착'에 대해 이야기했다. 당시 UCL 결승은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인터 밀란을 이끌고 레알의 라이벌인 FC 바르셀로나를 만나게 된 무리뉴는 후에도 회자될 꿈과 집착에 대한 이야기를 남긴다. 

무리뉴는 "바르사가 결승에 오르겠다는 생각은 집착이다. 그들은 라이벌 클럽의 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는 집착에 사로잡혀 있다. 반면 우리 인테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순수한 꿈이다. 우리는 바르사를 꺾고 결승서 우승까지 거머쥔다는 순수한 꿈을 꾸고 있다. 꿈은 집착을 이긴다"라고 전한 바 있다. 

무리뉴는 바르사를 꺾고 결승에서 FC 바이에른 뮌헨까지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순수한 꿈을 이루겠다는 자신의 말을 증명한 셈. 물론 이후 트로피에 대한 집착으로 복수 팀을 망가뜨리기도 한 그였다. 

로마에서 그가 만드는 팀은 어떻게 될까. 무리뉴가 로마를 개선하겠다는 순수한 꿈으로 팀을 반석 위에 올릴까. 아니면 다시 한 번 성적에 대한 집착으로 팀을 구렁텅이로 몰까. 초반이기는 하지만 열정과 성적을 볼 때 전자에 대한 기대를 올려도 되는 상황이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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