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형주 기자]
Discourse, 담론이라는 뜻이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별처럼 많은 이야기가 쏟아진다. 또 그 이야기들을 통해 수많은 담론들이 펼쳐진다. STN스포츠가 EPL Discourse에서 수많은 담론들 중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을 정리해 연재물로 전한다.
-[이형주의 EPL Discourse], 82번째 이야기: 첼시 캉테, 또 등장한 중원 청소부
은골로 캉테(29), 중원의 청소부가 또 등장했다.
첼시 FC는 25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그레이터런던지역 그레이터런던의 뉴엄에 위치한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첼시는 리그 2경기 만에 승리했고 웨스트햄은 리그 2연패에 빠졌다.
올 시즌 첼시의 성적은 그야말로 롤러 코스터를 타고 있다. 팀 레전드 프랭크 램파드 감독과 출발을 함께한 첼시는 순항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 들어 성적이 추락했고 램파드 감독이 경질됐다. 토마스 투헬 감독을 선임한 첼시는 그 효과를 톡톡히 보며 다시 고공질주 중이다.
첼시는 리그 4위, FA컵 결승 진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만든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차기 시즌 UCL 진출은 불투명한 상태다. FA컵은 우승해도 UCL 티켓이 주어지는 대회가 아니다. UCL은 우승하면 차기 시즌 자동 진출권을 얻지만 너무나 변수가 많고 당장 4강 상대인 레알 마드리드가 만만치 않다. 즉 UCL을 가기 위해서는 리그 4위 안에 드는 것이 첼시 입장에서 가장 명확한 방법이다.
다만 이 방법도 현재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첼시가 4위에 가장 유리한 포지션이기는 하나 5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6위 리버풀 FC, 7위 토트넘 핫스퍼, 8위 에버튼 FC까지 승점 차가 1~2경기 차이다. 남은 리그 성적을 호성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그런 첼시에 있어 이번 웨스트햄은 무척이나 중요한 경기였다.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웨스트햄이 첼시의 UCL행에 있어 가장 큰 경쟁팀이기 때문이다. 첼시는 이 위험한 고비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1-0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경기 후 스포트라이트는 오랜만에 득점한 티모 베르너에게 쏠렸지만, 캉테의 공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베르너가 앞에서 승리를 견인했다면, 캉테가 뒤에서 승리를 견인했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 상대였던 웨스트햄은 중원에서 힘이 나오는 팀이다. 토마시 수체크-디클런 라이스가 뒤를 받치고, 그 위의 제시 린가드가 휘젓는 웨스트햄에 상대팀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이날은 린가드를 투톱의 일원으로 올리면서 파블로 포르날스를 기용하고, 부상인 라이스 대신 마크 노블이 나왔지만 이 역시 위력적인 라인이었다.
하지만 이 위력적인 라인이 캉테 앞에 무력화됐다. 이날 첼시 3-4-3 포메이션에서 조르지뉴와 짝을 이룬 캉테는 특유의 중원 청소부의 모습을 보여줬다. 신출귀몰하며 캉테가 압박을 가하면 웨스트햄 선수들은 공을 헌납했다.
같은 날 축구 통계 사이트 <소파 스코어>에 따르면 캉테의 패스 성공률 88%(42/48) 등 패스 관련 스탯도 훌륭했지만 가장 돋보이는 것은 수비 관련 스탯이었다.
먼저 캉테는 웨스트햄전에서 태클을 4회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그가 태클을 하면 상대 공격이 차단됐다는 것이다. 캉테는 상대 볼 소유권을 가져오는 가로채기도 3회나 기록했다. 루즈볼 상황 등에서 공을 가져오는 볼 리커버리는 무려 5회였다. 공을 가져오는 각 스탯에서 높은 기록을 보였으니 중원의 청소부가 과한 말이 아니었다.
이 외에도 캉테는 걷어내기 2회, 그라운드 경합 5회 승리(7회 시도), 공중볼 경합 1회 승리(1회 승리) 등도 곁들였다. 움직임을 기록하는 히트맵에는 전 진영을 누빈 캉테의 움직임이 그대로 드러났다.
축구는 골을 넣는 스포츠고, 이에 골을 넣는 선수가 가장 중요하게 평가받는다. 물론 타당한 평가지만, 골을 넣을 수 있는 과정을 만드는 선수들의 공헌이 간과돼서는 안 된다. 캉테가 있기에 첼시의 이번 웨스트햄전 승리가 가능했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영국 런던/타워 브릿지), 축구 통계 사이트 소파 스코어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