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토털풋볼] ‘명장’ 에버튼 안첼로티 감독, 5수비수(4센터백)로 승리
[이형주의 토털풋볼] ‘명장’ 에버튼 안첼로티 감독, 5수비수(4센터백)로 승리
  • 이형주 기자
  • 승인 2021.0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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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골을 넣은 마이클 킨은 이날 출전한 에버튼의 5명의 수비수 중 한 명이었다
결승골을 넣은 마이클 킨은 이날 출전한 에버튼의 5명의 수비수 중 한 명이었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여기 이 자리서 전술적 담론이 펼쳐진다. 

매주 유럽서 수백 개의 축구 경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전술적 담론을 제시할 수 있는 경기는 일부에 불과하다. STN스포츠가 해당 경기들을 전술적으로 분석하는 연재물을 준비했다. 

-[이형주의 토털풋볼], 22번째 이야기: ‘명장’ 에버튼 안첼로티 감독, 5수비수(4센터백)로 승리

필드 플레이어의 절반이 수비수였다. 또 그 중의 80%가 센터백이었다. 그런데 이겼다. 

에버튼 FC는 13일(한국시간) 영국 웨스트미들랜즈지역 웨스트미들랜즈주의 울버햄튼에 위치한 몰리뉴에서 열린 2020/2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울버햄튼 원더러스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에버튼은 리그 2경기 만에 승리했고 울버햄튼은 리그 5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했다. 

에버튼은 경기전 부상 병동 그 자체였다. 팀의 주포이자 EPL 득점 3위 도미닉 칼버트 르윈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뛸 수 없었다. 핵심 미드필더 알랑도 부상 중이었으며 시무스 콜먼, 히샬리송 데 안드라데는 복귀는 했으나 아직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 상태였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에게 가용 인원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양 팀 선발 라인업. 5수비수(4센터백)의 에버튼
양 팀 선발 라인업. 5수비수(4센터백)의 에버튼

이날 에버튼은 4-4-2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원래 4-3-3 포메이션을 즐겨쓰는 그들지만,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면서 나온 궁여지책이었다. 

에버튼의 4-4-2 포메이션서 선수들의 위치 또한 특이했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길피 시구르드손과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투톱을 이뤘다. 미드필더는 뤼카 디뉴, 톰 데이비스, 압둘라예 두쿠레, 알렉스 이워비가 섰다. 다른 포지션은 그렇다쳐도 레프트백 디뉴를 레프트윙으로 올린 점이 흥미로웠다. 

수비라인은 여전히 ‘포터백’이었다. 최근 많이 써 이전보다는 눈에 있었지만 센터백 4명을 포백에 모두 박아넣는 놀라운 구성. 좌측부터 벤 고드프리, 마이클 킨, 예리 미나, 메이슨 홀게이트가 포백을 이뤘다. 조던 픽포드가 변함없이 골문을 지켰다. 

칼버트 르윈의 부상과 히샬리송의 벤치 출발 등으로 가용 공격수가 없는 상황에서 안첼로티 감독의 4-4-2 카드는 혜안 그 자체였다. 

4-4-2 포메이션은 물론 100% 완전히 그러지는 않겠으나 원칙적으로 필드 플레이어 10명이 자신 주변의 가상의 정사각형을 그리고 바로 그 공간만 커버를 하면 된다. 각 개개인이 커버해야할 범위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여력을 다른 곳에 쏟을 수 있다. 이는 공격수가 없어 창의적인 공격작업을 통한 비교 우위를 가져오기 어려운 에버튼에 압박 등 다른 쪽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돌파구를 줬다. 더불어 4명의 센터백을 꺼내든 에버튼이었다. 풀백의 움직임이 익숙치 않은 좌우 센터백들에게 자신이 책임져야 할 명확한 구역이 있다는 것은 큰 이점이었다.

위기를 전술로 극복한 카를로 안첼로티 에버튼 감독
위기를 전술로 극복한 카를로 안첼로티 에버튼 감독

다만 4-4-2 포메이션은 단점도 있다. 직선으로 서기에 패스 주기가 가장 용이하다는 삼각 대형을 만들기 힘들고 이로 인해 공격 작업이 어려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에버튼은 앞서 언급된 디뉴 시프트로 이를 극복했다. 세밀한 공격 작업을 하기보다 좌측 윙어로 나선 디뉴, 우측 공격수로 나선 하메스가 넓게 벌러섰다. 두 선수가 훌륭한 킥력을 이용한 롱볼로 기회를 창출했다. 두 선수의 킥력이 워낙 좋기에 이는 먹혀들었다. 특히 왼쪽에 위치한 디뉴의 활약이 좋았다. 

첫 골 득점 장면은 그런 부분이 잘 드러난 장면이었다. 일정한 간격으로 일사불란하게 자신이 맡아야할 공간을 커버하던 에버튼 선수들이었다. 전반 5분 오른쪽 측면에서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전환 패스 한 번으로 공간이 창출됐다. 디뉴가 이를 중앙으로 다시 보냈고 이워비가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분위기를 탄 에버튼은 한 번 동점을 허용했으나 2-1로 승리했다. 

같은 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1위 등극으로 스포트라이트가 덜 갔지만 에버튼 역시 이날 엄청난 성과를 냈다. 안첼로티 감독의 첫 풀시즌인 올 시즌 에버튼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 13일 현재 4위인 에버튼의 1위와의 승점 단 4점. 에버튼이 안첼로티 감독과 더 먼 곳을 바라본다. 

사진=뉴시스/AP, STN 제작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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