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축구계 포로 로마노가 이곳에 있다.
고대 로마 제국의 수도 로마에는 포로 로마노가 존재했다. 로마인의 광장이라는 뜻을 가진 포로 로마노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시설들이 밀집된 장소였다. 당시 사람들은 포로 로마노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 포로 로마노처럼 STN 스포츠가 세리에A 관련 담론을 전하는 연재물을 준비했다.
-[이형주의 포로 로마노], 6번째 이야기: 기독교 성직자들, “스타디오 디에고 마라도나 반대…병기는 가능”
기독교 성직자들이 산 파올로의 경기장명 변경을 반대 중이다.
아르헨티나 언론 <TyC 스포츠>, 스페인 언론 <코페> 등 복수 언론은 지난 26일 "마라도나가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60세다"라고 전했다. 곧바로 아르헨티나 축구협회가 마라도나의 사망을 공식적으로 전했다.
현역 시절 故 마라도나는 상대적 열세의 전력의 나폴리에 세리에 A 우승을 선물했던 레전드. 故 마라도나 시절의 리그 우승 2회가 여전히 팀 리그 우승 횟수의 전부일 정도다. 나폴리는 고인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 구장명 변경을 추진했다.
다만 나폴리의 경기장은 시 소유이기 때문에 구단 단독으로 구장명 변경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에 나폴리 시측의 의견이 중요한데, 루이지 데 마지스트리스 나폴리 시장이 지난 25일 “故 마라도나의 이름을 딴 경기장 명으로 바꿔야 한다”라고 주장할 정도로 긍정적인 편이다.
하지만 반대 여론도 나오고 있다. 4일 기독교 성직자들 중 많은 수가 나폴리 경기장 명 변경에 반대 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언론 <일 마티노>는 4일 “나폴리의 대주교들이 크레첸치오 세페 추기경에게 SSC 나폴리의 홈구장 이름 변경 반대를 요청하는 서신을 썼다. 그들은 현재 산 파올로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는 나폴리 홈구장의 명칭을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로 변경하는것에 반대하는 상태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산 파올로 경기장은 예수님의 말씀을 우리에게 전해준 사도 바울의 이름을 딴 이름으로 남아있어야 합니다. 저희는 추기경님께 저희의 의견을 전해드려야 하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저희는 산 파올로 경기장이 사도 바울의 이름을 지워내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사도 바울은 예수의 복음을 이스라엘 밖으로 전파한 인물이다. 기독교의 역사에서 큰 영향을 끼치는 인물로 이탈리아식 파올로(Paolo)라는 이름의 어원이 된 인물이기도 하다. 즉 산 파올로는 사도 바울의 이름에 영향을 딴 이름이고, 기독교인을 기리는 경기장명이 없어지기를 원치 않는 것이다.
대주교들은 세페 추기경에게 “밀라노에 위치한 산 시로(쥐세페 메아차)처럼 두 개의 이름을 쓰는 것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산 파올로라는 이름이 완전히 없어지기는 원치 않습니다. 스타디오 산 파올로-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고나 병기는 믿음을 지키면서 챔피언의 명예를 지킬 좋은 방안이 될 것입니다”라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나폴리/산 파올로)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