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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PICK] ‘러시안 룰렛’ 라리가 하위권 팀 죽이는 특별 규정

[특파원PICK] ‘러시안 룰렛’ 라리가 하위권 팀 죽이는 특별 규정

  • 기자명 이형주 특파원
  • 입력 2020.02.2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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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규정으로 FC 바르셀로나에 합류한 마르틴 브라이스바이테
특별 규정으로 FC 바르셀로나에 합류한 마르틴 브라이스바이테

[STN스포츠(파리)프랑스=이형주 특파원]

보완이 필요한 제도라는 것이 명확해졌다. 

러시안 룰렛이라는 말이 있다. 여섯 발 사격이 가능한 리볼버 권총에 한 발의 총알을 넣는다. 이후 여섯 명의 사람이 순서대로 자신의 머리에 대고 총알을 발사한다. 즉 목숨을 담보로 한 도박. 주로 액션 영화에서 다뤄지는 게임이다.

지난주 라리가 클럽들은 러시안 룰렛 게임에 강제로 놓여졌다. FC 바르셀로나의 특별 규정을 통한 공격수 영입 때문인데 전말은 이러하다. 

라리가에는 특별 규정이 있다. 특정 클럽이 선수의 장기 부상 등 부득이한 사정이 생기면 이적 시장이 닫힌 기간에도 사무국 승인 하에 선수(주로 동 포지션)를 영입할 수 있다. 물론 해당 선수는 라리가 소속에 한한다라는 규정이다. 

물론 매우 인도적인 관점에서 나온 규정이다. 어떤 클럽이 선수가 없다고 하면 정당한 경쟁을 펼칠 수 없다. 사무국의 의도는 공정한 경쟁을 만들려는 선의에서 나왔을 것이라 믿는다. 문제는 이 특별 규정이 ‘바이아웃 규정’과 결부되면서 라리가 하위권 클럽들. 상위권 팀들도 있으므로 정확히 말하면 '상대적 비인기 클럽들'을 옥죄게 됐다는 것이다. 

라리가는 특별 규정에 이어 선수 계약 시 바이아웃 규정(이적 협상 때 특정 금액 이상 제의 시 선수와 바로 협상이 가능한 규정)을 넣어야 한다. 특별 규정과 바이아웃 규정이 더해지면서 이상한 시너지가 나왔다. 

지난 2주 간 라리가에서 준척급 공격수를 지닌 클럽들은 바르사의 오퍼가 소속팀 공격수에게 오지 않을까 벌벌 떨어야 했다. 바르사가 루이스 수아레스, 우스만 뎀벨레의 장기 부상으로 공격수 특별 영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바르사에 명성이나 인기, 성적을 이길 클럽은 전 세계에서도 많지 않고 인해 준척급 공격수를 지닌 거의 모든 라리가 클럽들이 '러시안 룰렛'의 표적이 됐다. 

발렌시아 CF는 로드리고 모레노가 이탈할까 떨었고, 헤타페 CF는 앙헬 로드리게스가 나가지 않을까 두려워 했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윌리안 주제, 데포르티보 알라베스는 루카스 페레스를 내줄까 전전긍긍했다. 

러시안 룰렛에 당첨돼 피해를 본 팀은 레가네스였다. FC 바르셀로나는 지난 20일 “CD 레가네스에서 공격수 마르틴 브라이스바이테를 영입했다”고 알렸다. 잔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레가네스는 핵심 공격수가 이탈함에 따라 강등이 유력해졌다. 바르사가 바이아웃을 지불했고 명문 구단 프리미엄으로 선수도 이적을 원하면서 레가네스로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더 웃긴 것은 사무국이 레가네스의 브라이스바이테 대체 선수 영입을 거절했다는 것. 레가네스는 꼼짝없이 주전 공격수를 내준 격이 됐다. 바르사의 돈과 명성으로 인해 그들이 가지고 있던 선수 공백이라는 문제가 레가네스에 떠안겨 진 것이다. 

적법한 절차로 규정에 맞게 돈을 지불하면서 선수를 데려온 바르사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현 제도라면 하위권 팀들이 인기와 명성 많은 상위권 팀들의 보험 역할을 계속할텐데 이것이 맞느냐는 것이다. 

인기 있는 바르사, 레알 등만 라리가 클럽인 것이 아니지 않은가. 레가네스 등도 엄연한 라리가 클럽이다. 경쟁 속에서 공생하며 만들어 가는 것이 리그다. 현 제도는 분명히 결함을 가지고 있다. 제도의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사진=FC 바르셀로나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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