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상완 기자]
결국 유벤투스는 사과 한 마디도 없이 한국을 떠났다.
이탈리아 명문 클럽 유벤투스와 세계적 스타플레이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는 국내 축구 역사상 최악의 사태를 남겼다. 유벤투스는 1996년 이후 23년 만에 내한했다. 호날두도 2007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방한 이후 12년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국내 팬들의 기대감은 상상초월이었다. 티켓은 2시간 만에 동이 났다. 최고 40만원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유벤투스와 호날두를 보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한국과 한국 팬들을 향한 기만행위 뿐이었다. 유벤투스 선수단은 중국발 비행기 연착으로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후부터 모든 것이 틀어졌다. 일정이 밀리자, 급기야 호날두는 "경기에 집중하고 싶다"는 이유로 팬 사인회를 거부했다. 이번에는 경기 지연 사태까지 불러왔다. 유벤투스 선수단이 예정된 시간 저녁 8시를 훌쩍 넘어 경기장에 도착했다. 결국 경기는 50분이 지나서야 열렸다. 더 가관인 것은 호날두가 그라운드를 밟지 않은 것. 당초 호날두는 주최사 '더 페스타'와 계약 사항에 총 45분을 뛰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팬들도 주최사의 이같은 사전 홍보에 기대했다. 그러나 호날두는 후반전이 시작하고도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벤치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한국 팬들에 대한 기만행위가 다분해 보였다.
그럼에도 유벤투스는 단 한 마디의 사과는 없었다. 마우리시오 사리 유벤투스 감독은 "호날두 결장은 어젯밤에 고민해 결정했다"며 "좋은 잔디를 제공해준 한국 측에 감사하고 응원해준 팬들에게도 감사하다"고만 전했다. 호날두는 취재진이 기다리고 있는 믹스트존도 그냥 지나쳤다. 유벤투스 공식 SNS는 경기 결과를 알리며 "영광스러웠고 '팀 K리그' 매치를 끝으로 아시아 투어를 마무리"한다고 전했다.
한편, 행사를 주최한 '더 페스타'는 이번 사태에 대해 답변을 회피하며 추후 보도자료로 전하겠다고 알렸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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