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파주)=윤승재 기자]
“지금 손 엄청 떨리고 있어요.”
축구화 끈을 묶던 강채림(21‧인천현대제철)에게 긴장되냐고 묻자,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대답했다.
이제 막 WK리그 데뷔를 앞둔 강채림이지만, 그보다 더 앞서 성인 대표팀에 발탁되는 영광을 안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WK리그 인천 현대제철의 지명을 받아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던 그는 4월 아이슬란드와의 A매치 평가전 2연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A매치 데뷔를 눈앞에 두게 됐다.
연령별 국가대표 선수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 센터(NFC) 나들이는 처음이 아니다. U-17과 U-20 대표팀으로 활약한 바 있는 강채림은 대학 시절 성인대표팀의 ‘훈련 멤버’로서 파주 NFC에 들어와 훈련을 소화하기도 했다. 지소연 등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이 NFC에 늦게 합류할 때 강채림이 일찍 들어와 성인 대표팀의 훈련을 돕는 식이었다.
이 경험이 도움이 됐을까. 강채림은 윤덕여 감독의 눈도장을 찍어 성인 대표팀까지 발탁되는 영예를 안았다. 기존 선수 김혜리와 정설빈의 부상 대체 멤버로 어희진과 함께 대표팀에 합류하긴 했지만, 강채림은 실전 경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뽐낼 소중한 기회를 잡았다.
파주 NFC의 풍경은 어색하지 않지만 훈련 멤버가 아닌 정식 멤버인 만큼 긴장이 되는 것도 사실. 강채림은 “언니들 얼굴이나 훈련장은 익숙하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많이 떨리고 긴장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채림에 대한 윤덕여 감독의 평가도 좋다. 윙 포워드는 물론 공격형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는 부분도 윤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윤 감독은 “유심히 봤던 선수다. 대학교 유망주 선수를 종종 데려와서 훈련했는데, 강채림이 기술도 좋고 영리하더라. 나이는 제일 어리지만 팀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 말을 들은 강채림은 “언니들이 옆에서 잘 도와줘서 부담 없이 쉽게 하려고 했던 플레이들이 감독님의 눈에 좋게 보였나보다. 다행이다”라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강채림은 지난 2017년 아시아 U-19 챔피언십 예선 탈락으로 2018 프랑스 U-20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다. 강채림은 당시를 되돌아보며 “그 때 떨어져서 많이 아쉬웠다”면서 “그래서 프랑스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솔직히 많이 했다. 이번엔 그 기회를 꼭 잡고 싶다”라고 전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은 오는 6일과 9일 용인시민체육공원 주경기장과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아이슬란드와 평가전 2연전을 치른다. 윤 감독은 “평가전인 만큼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서 평가를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강채림의 A매치 데뷔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에 강채림은 “올해 실업팀에 입단하면서 이제까지와는 다른 언니들의 템포에 적응하려고 힘썼다. 그런데 대표팀은 또 소속팀과는 다르니까 또 다른 축구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게 기대가 된다”면서 “이제까지 해왔던 대로 내가 잘하는 걸 보여주고 싶다. 어린 선수답게 패기 있게 더 뛰어다니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파주)=윤승재 기자, K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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