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보미 기자]
1996년생 세터 황택의, 1997년생 레프트 김정호의 호흡이 빛을 발했다. 빠른 플레이로 맹공을 퍼부었다. KB손해보험은 2010년 3월 이후 9년 만에 5연승을 내달렸다.
2018~2019시즌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외국인 선수 교체 등으로 고전한 KB손해보험. 결국 권순찬 감독은 지난해 12월 황택의 살리기에 나섰다. 황택의 토스에 공격수들이 맞추기 시작하면서 공격 템포가 빨라졌다.
김정호는 올 시즌 도중 삼성화재에서 KB손해보험으로 이적했다. 186cm 김정호 역시 스피드가 좋은 선수다.
팀 이적 후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김정호는 서서히 출전 시간을 늘렸다. 최근 들어서는 교체 투입돼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에 권순찬 감독은 21일 우리카드전에서 과감하게 선발로 기용했다. 김정호도 그 믿음에 응답했다.
김정호는 서브 1개, 블로킹 1개를 성공시키며 21점을 선사했다.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이었다. 동시에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을 경신했다.
공격 점유율은 32.65%, 공격 성공률은 59.38%에 달했다. 공격 효율은 32.65%, 리시브 효율은 34.38%였다. 공격 효율은 다소 떨어졌지만 상대 블로킹을 따돌리기에는 충분했다.
황택의의 빠르고 안정적인 토스와 김정호의 움직이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김정호는 “형들이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고 파이팅도 해준다. 자신 있게 하고 있다”면서 “리시브를 할 때는 (정)민수 형의 말을 많이 따라서 하니깐 좀 더 잘 버티는 것 같다. 또 택의 형이 블로킹도 빼주고, 잘 올려주다 보니 공격도 잘 풀리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황택의도 “부상 복귀 후 발목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그냥 내 생각대로 안 됐었다. 최근에는 내가 생각하는 배구가 잘 되는 것 같다. 공격수들이 많이 움직여주면서 토스를 하기 더 편해졌다”면서 “정호를 두고 말하는 것이다”며 재치 있는 입담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정호는 그리 큰 신장이 아니다. 189cm 황택의보다 신장이 낮다. 결국 황택의가 레프트 김정호를 살렸고, 김정호도 황택의를 웃게 만들었다. 김정호는 “나 말고도 작지만 배구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좀 더 공격할 수 있도록 택의 형이 사인을 주고, 움직이게 해주다보니 블로킹이 많이 안 붙는다. 그렇게 해서 살아남는 것 같다”며 황택의를 바라봤다.
황택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김정호다. 덕분에 KB손해보험은 파죽의 5연승을 기록했다.
2016~2017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던 황택의도 프로 첫 5연승이다. 황택의는 이날 우리카드전에서 서브 5개, 블로킹 4개를 성공시키며 ‘만능 세터’임을 입증했다.
황택의와 김정호의 막강한 공격력 외에도 정동근의 수비력, 베테랑 이선규의 블로킹, 리베로 정민수의 수비 등이 있었기에 KB손해보험이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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