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치졸함까지 박수받기는 어려웠다.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32)의 이야기다.
FC 바이에른 뮌헨은 13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열린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조별리그 E조 6차전 AFC 아약스 암스테르담과의 경기에서 3-3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뮌헨은 조 1위로 16강에 향했다.
노이어가 어떤 선수인가. 세계 최고의 골키퍼를 거론할 때 손꼽히는 선수다. 환상적인 반사신경에 정교한 빌드업 능력을 보유했다. 스위퍼 키퍼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그는 골키퍼 역사를 뒤바꾼 인물이다. 올 시즌 부상 여파로 잠시 주춤하기는 했으나 실력 면에서는 누구도 딴지를 거는 사람이 없다. 소속팀 뮌헨과 독일 대표팀서 핵심 플레이어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있다. 바로 비매너 플레이(예의 바르지 못한 플레이를 의미하는 신조어)다.
노어어는 스코어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경우 실점 후 공을 잡고 안 놔준다. 심지어 공을 끌어 안고 웅크려 상대의 화를 돋운다. 지난 아스널 FC와의 경기를 비롯 숱하게 같은 행동을 반복한 바 있다. 이 정도의 반복이라면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봐야 한다.
물론 대부분의 골키퍼들이 어느 정도의 시간 지연 행위를 한다. 하지만 노이어는 도를 넘어섰다.
아약스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약스는 후반 49분 니콜라스 타글리아피코의 극적인 득점으로 승부의 추를 3-3 원점으로 돌렸다. 아약스가 한 골을 더 넣게 되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 때 노이어의 비매너 플레이가 나왔다. 노이어는 또 공을 잡고 안 놔줬다. 노이어의 행동을 본 아약스 선수들이 흥분했다. 이 과정에서 아약스 선수들이 노이어를 가격했고 타글리아피코가 경고를 받았다.
어찌됐든 노이어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다. 3-3에서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팀의 조 1위를 지켜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를 위해 모든 행동이 용납될 수 있을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동이 옳은 것일까. 법에 저촉되지 않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씁쓸함이 남는 노이어의 치졸함이었다.
사진=뉴시스/AP, 비인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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