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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만의 '입과 귀' 김민 매니저, "감독님은 분명 다시 돌아오실 겁니다"

힐만의 '입과 귀' 김민 매니저, "감독님은 분명 다시 돌아오실 겁니다"

  • 기자명 윤승재 기자
  • 입력 2018.11.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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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전, 힐만 감독(우)이 한국을 떠났다. 마지막까지 그의 곁에서 통역 일에 힘쓴 김민 매니저(좌) ⓒSTN스포츠
지난 16일 오전, 힐만 감독(우)이 한국을 떠났다. 마지막까지 그의 곁에서 통역 일에 힘쓴 김민 매니저(좌) ⓒSTN스포츠

[STN스포츠(인천)=윤승재 기자]

“아직 실감은 안 나네요. 하지만 함께했던 시간들이 너무나도 소중했기에, 여러 감정이 뒤섞이는 것 같아요.”

김민 매니저는 인터뷰 도중 힐만 감독의 사무실 데스크를 어루만지면서 말했다. 16일 이른 오전 인천국제공항까지 가서 힐만 감독을 배웅하고 돌아온 그는 불과 몇 시간 전 감독과의 이별이 아직 실감이 나질 않는다.   

SK와이번스의 네 번째 우승을 일궈낸 힐만 감독이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힐만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SK의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2년 간의 한국생활을 마무리했다. 

출국장에서도 김민 매니저는 힐만 감독의 곁을 지켰다. 공항에서 진행한 마지막 인터뷰에서도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힐만 감독의 말을 통역하는 데 힘썼다. 힐만 감독 역시 인터뷰 도중 그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힐만 감독은 1년 동안 자신의 귀와 입이 되어 준 그에게 “그 동안 정말 고마웠다. 내 형제 같은 존재였고, 사랑한다”라며 그를 꼬옥 안았다. 

힐만 감독을 배웅한 김민 매니저는 “영원한 이별이 아니라 그냥 ‘한 시즌이 끝나서 집에 가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애써 말했지만, 그의 붉어진 눈시울은 거짓말을 하지 못했다. 이내 김 매니저는 “사실 너무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다. 함께했던 시간들이 너무나도 소중했기에 여러 감정이 드는 것 같다”라며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았다.

지난 한국시리즈 때 힐만 감독의 기자회견 당시 모습. 그의 곁에는 항상 김민 매니저가 있었다. ⓒSTN스포츠
지난 한국시리즈 때 힐만 감독의 기자회견 당시 모습. 그의 곁에는 항상 김민 매니저가 있었다. ⓒSTN스포츠

◆ “힐만 감독님은 제게 아버지 같은 존재이자, 형 같이 친근한 분이셨습니다.”
 
올 시즌 힐만 감독의 전문 통역 역할을 맡은 김민 매니저는 힐만 감독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했다. 공식 인터뷰는 물론 작전 지시 및 선수들과의 대화 등 힐만 감독 곁에서 성심성의껏 그를 보좌했다. 이동할 때도 김 매니저는 힐만 감독의 운전기사를 자처하며 그와 함께 했다. 거의 한 몸이나 다름없이 동고동락했던 두 사람이다. 

“감독님과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공유하기도 했고, 삶의 조언도 틈틈이 많이 해주셨죠. 1년 동안 생활하면서 제가 느꼈던 감독님은 사랑과 신앙의 기반이 정말 탄탄하신 분이셨습니다. 그렇기에 매사 긍정적이셨고 모든 사람에게 항상 따뜻하셨구요. 정말 존경스러운 분이시고, 아버지 같은 존재이면서도 형이나 친구 같이 친근한 분이셨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선수들과 스태프들 모두 그렇게 느끼고 있을 겁니다.”

이와 같은 힐만의 ‘가족 리더십’은 올 시즌 SK와이번스의 원동력이었다. 때로는 아버지 같으면서도 때로는 친구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 힐만 감독 덕에 SK는 어느 때보다도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시즌을 치를 수 있었다. 결국 SK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베어스를 꺾고 8년 만에 왕좌를 탈환했다. 특히 한국시리즈 마지막 6차전에서는 13회까지 가는 연장 혈투 끝에 ‘에이스’ 김광현이 마무리 투수로 나와 우승을 확정짓는 드라마를 연출하기까지 했다. 

우승 세레모니 때 김민 매니저는 벅차오르는 감정에 힐만 감독의 말을 '초월통역'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뉴시스
우승 세레모니 때 김민 매니저는 벅차오르는 감정에 힐만 감독의 말을 '초월통역'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뉴시스

◆ “우승 세레모니 때 나온 ‘초월 통역’과 눈물, 벅차오르는 감정이 주체가 안 되더라고요.”

극적인 우승에 SK와이번스는 열광의 도가니였다. 모두들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 김민 매니저 역시 선수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누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한 시즌 동안 힐만 감독과 선수들이 고생했던 것들이 그의 머릿속에서 타임랩스로 쭉 흘러갔다. 여러 감정에 뒤섞인 그는 우승 세레모니 때 힐만 감독의 우승 소감을 ‘초월통역’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때 정말 정신이 없었어요. 13회까지 가는 조마조마한 상황에서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냈던 것 자체가 너무 대단하고 멋졌어요. 그동안 감독님과 선수들. 코치님들, 스태프들이 고생했던 것들이 머릿속에서 타임랩스처럼 쭉 흘러갔어요. 그 와중에 감독님이 소감을 통역해야 하는데 벅차오르는 감정이 주체가 안 되더라고요. 여기에 감독님의 소감을 듣기 위해 모여 든 팬들을 보자마자 긴장이 확 되면서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지금도 당시를 돌이켜보면 어떤 심정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그러나 김민 매니저는 이내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세리머니 후 우승 인터뷰를 위해 힐만 감독과 인터뷰실로 이동하던 김민 매니저는 ‘예고된 이별’을 떠올리며 순간 울컥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김민 매니저는 힐만 감독의 공식 인터뷰 도중 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눈물을 흘렸다. 이를 지켜보던 힐만 감독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계속 통역해야지”라고 농담을 건네며 그를 달랬다. 

“그라운드에서 인터뷰실로 올라갈 때 순간 ‘감독님의 마지막 경기 인터뷰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작은 여느 때처럼 똑같이 했지만, 어느 순간 살짝 아쉽고 슬픈 감정에 잠겼던 것 같아요. 힐만 감독님이 그 때 제 어깨에 손을 올리시면서 위로해주시려고 했던 것 같은데, 더 울컥했다가 감독님 농담에 확 풀어졌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김민 매니저 ⓒSTN스포츠
김민 매니저 ⓒSTN스포츠

◆ “우리는 가족, 감독님은 분명 다시 돌아오실 겁니다.”

힐만 감독은 구단에 8년 만의 우승 트로피를 안긴 후 한국을 떠났다. 트로피 뿐만이 아니었다. “꼭 다시 돌아오겠다”라는 진한 인사도 함께 남겼다. 이에 김민 매니저는 “감독님이 ‘우리는 가족’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나도 선수단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비록 떨어지지만 언젠가는 만나야 할 식구들이기에, 어떤 형태로 돌아오실지는 모르지만 분명 다시 만날 거라 믿는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매니저는 “2년 동안 함께 고생하며 올해 최고의 시즌을 함께 보냈고, 이제 잠시 숨을 돌리는 순간이 온 것 같다. 자주 못 본다는 게 너무 슬프지만, 자주 연락드려서 서로의 소식을 전할 생각이다. 우리는 한 가족이니까”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윤승재 기자, 뉴시스

unigun89@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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