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인천공항)=윤승재 기자]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 트레이 힐만이 한국을 떠났다.
SK와이번스의 네 번째 우승을 일궈낸 힐만 감독이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지난 15일 이취임식을 통해 SK 감독으로서 모든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 힐만 감독은 다음날 일본 삿포로로 출국, 2년 간의 한국생활을 마무리했다.
지난 2년 동안 힐만 감독은 KBO 역사에 많은 족적을 남겼다. 2016년 KBO리그 두 번째 외국인 감독으로서 SK에 부임한 힐만 감독은 한미일 야구 지휘봉을 모두 잡은 역대 최초의 사령탑이 됐다. 이어 힐만 감독은 부임 2년 만에 SK를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으며 KBO 최초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외국인 감독이 됐고, 곧바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일궈내며 사상 첫 외국인 우승 감독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SK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가정사를 이유로 정규시즌 종료 직전 사퇴 의사를 미리 밝혔다. 그러나 힐만 감독은 예고된 이별 가운데서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고, 값진 선물을 안고 기분 좋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출국 직전 마지막 인터뷰를 진행한 힐만 감독은 지난 2년 간의 한국생활을 뒤돌아보며 “우승을 거둔 올 시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것과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백투백홈런으로 한국시리즈에 극적으로 진출한 것, 그리고 우승을 확정짓는 마지막 삼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고비가 많았는데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고, 특히 주장 이재원이 아픈 가운데도 정말 잘해줬다”라며 선수들을 칭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또한 그는 “SK에서의 2년이 정말 행복했다. 스포츠에 엔터테인먼트를 접목시킨 ‘스포테인먼트’를 가장 잘 실현한 구단이었다. 팬들을 행복하게 했다”라며 고생한 와이번스 스태프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인터뷰를 끝으로 힐만 감독은 부인과 함께 출국길에 올랐다. SK와이번스 스태프들의 뜨거운 배웅도 함께 했다. 손혁 코치와 정경배 코치도 이른 아침에 힐만 감독을 배웅하러 공항에 나타났다. 힐만 감독은 이들을 뜨겁게 안으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이어 자신을 배웅하러 온 팬들의 사인과 사진 요청에 모두 친절하게 응했다.
마지막까지 힐만 감독은 웃음과 위트를 잃지 않았다. 배웅하는 스태프들을 향해 특유의 거수경례로 인사를 건넨 힐만 감독은 수어 'I love you'를 뜻하는 제스쳐를 취하며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한편 힐만 감독이 퇴임한 SK는 염경엽 감독 체제로 새 시즌을 준비한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15일 이취임식을 통해 구단 제7대 신임 감독으로 취임했다.
사진(인천공항)=윤승재 기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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