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잠실)=윤승재 기자]
32경기 타율 1할9푼1리, 7실책. 강승호의 올 시즌 전반기의 성적은 이러했다. 이랬던 선수가 한국시리즈 주전 내야수로 나서 ‘승리요정’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2018년 후반기 환골탈태한 강승호는 완벽한 반전을 일궈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강승호는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의 2018 신한 MY CAR KBO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8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 4회초 결정적인 2점 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단순한 홈런이 아니었다. 팀의 우승을 이끈 홈런이었다.
올 시즌 강승호의 전반기는 암울했다. 시즌 초반부터 LG트윈스에서 주전 2루수로 낙점돼 그라운드에 나섰으나, 1할대의 타율에 실책을 7개나 범하며 고개를 숙였다. 결국 5월 2일 2군으로 내려간 강승호는 그 후 약 3개월 동안 1군 무대를 밟지 못하며 암울한 전반기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그런 강승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7월 31일, SK 투수 문광은과 트레이드 돼 유니폼을 갈아입게 되면서 강승호에게 반전의 기회가 주어졌다. 강승호는 그 기회를 잡았다. 강승호는 연일 맹타와 호수비를 펼치며 SK의 주전 2루수로 거듭났다.
강승호의 후반기 타율은 3할2푼2리(90타수). 전반기와 비슷한 타수(94타수)를 기록했음에도 강승호는 타율을 1할 이상 끌어올렸다. 실책도 후반기에 2개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환골탈태 수준이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강승호는 자신의 첫 포스트시즌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기쁨을 맛봤다. 강승호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타수 4안타 맹타를 휘두른 데 이어 3차전에서는 동점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물론 순탄치만은 않았다. 5차전에서는 9회말 2아웃 상황서 결정적인 송구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하며 자칫 팀의 한국시리즈행에 찬물을 끼얹을 뻔했다.
하지만 이는 액땜으로 작용했다. 큰 액땜을 치른 강승호는 한국시리즈서 승리요정으로 거듭났다. 그가 선발출전한 경기에서 팀이 모두 승리를 거뒀다. 특히 1차전에서는 주전 3루수 최정의 부상으로 다소 생소한 3루 수비에 선발 투입됐지만, 두 차례 호수비를 펼치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이후 강승호가 선발로 출전한 3,5차전에서 팀이 모두 승리하며 ‘승리요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기분 좋은(?) 징크스는 6차전에서도 이어졌다. 이번엔 강승호가 직접 승리를 이끌었다. 강승호는 선발로 출전한 6차전서 승리의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타율 1할대 타자에서 ‘우승요정’으로, 완벽한 반전을 만들어낸 강승호의 드라마같은 2018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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