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자카르타)=이형주 기자]
국가대표 배유동(54)이 선전을 다짐했다.
인기 영화 어벤저스 시리즈의 ‘캡틴 아메리카’는 모두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 중 한 명이다. 태평양 같은 어깨와 단단한 가슴 근육을 자랑하는 캡틴 아메리카는 적들을 물리치며 시민을 구한다.
이번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APG)에 ‘한국판 캡틴 아메리카’가 있다. 그의 이름은 배유동. 캡틴 아메리카 만큼이나 강인한 몸을 가지고 있는 그는 이번 대회에서 원반던지기, 포환던지기 종목에 참가한다.
전기 기사로 일하던 그는 33세 던 1997년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는 점점 시야가 좁아지다. 시력을 완전히 잃게 되는 병이다. 그는 이후 전기 기사로 일할 수 없었고 실의에 빠졌다. 그런 그를 일으켜 세운 것이 원반과 포환이다.
그는 장애로 인해 훈련이 매우 힘들다. 하지만 모든 악조건을 이겨내고 국가대표가 됐고 아시안게임까지 왔다. 그는 현지 적응을 어떻게 하고 있냐는 질문에 “제가 전맹이라서요. 현지 적응이 힘들고 지형지물이 익숙치 않습니다. 습도가 높아 더운 것도 있습니다. 식사도 차이가 있습니다. 입맛에 맞지 않아서 영양 공급하는 것이 힘이 드는 상태입니다”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컨디션이 오르고 있고 현재는 90% 정도입니다”고 힘줘 말했다.
그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다. 배유동은 “계속 지도를 해주신 장성준 코치님과 생활 보조까지 해주는 트레이너 선생님께 고맙습니다. 가족들은 최선을 다하고 후회없는 경기를 해달라고 언제나 응원해줬습니다”라고 말했다.
배유동은 이어 “저는 항상 그렇습니다. 나이도 잇고 해서 매 경기 마지막 경기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며 결의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민 여러분 우리 장애인 육상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며 부탁을 전했다.
장애 및 모든 악재를 극복하고 대회를 앞두고 있는 배유동. 한국판 캡틴 아메리카인 그가 훌륭한 경기를 펼치며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대회를 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사진=ST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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