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상완 기자]
현재까지의 과정은 흡족과 만족이라는 단어보다는 ‘미흡하다’가 더 잘 어울린다.
감독이 선택한 선수 교체 및 전술에서 가시밭길로 향하는 틈새가 보였다. 선수들의 정신력에서도 우승을 하겠다는 의지와는 약간의 거리가 있어 보인다. 안일한 전술 대응과 상대를 얕본 대가가 너무도 크다. 단 한 번의 실수가 치명타로 부메랑이 됐다. 어찌되었든 ‘우승’을 향한 목표는 변하지 않는다. 변해서도 안 된다. 조금 더 순탄하게 갈 수 있는 길을 되돌아가야하는 고된 길이나, 무조건 가야 한다. 김학범호가 이제는 결과를 우선순위에 두고 움직여야 하는 이유다.
소속 구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에서 고군분투 중인 손흥민(토트넘)도 마찬가지다. 아시안게임 대회 전 김학범 감독의 구상은 조별리그 3경기 동안 조직력과 골 결정력을 극대화해 대승과 함께 ‘우승을 할 수 있다’는 분위기로 끌고 가고자 했다. 여론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품에 안은 것도 같은 이유다.
1차전 바레인(6-0승) 전까지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단기 토너먼트에서 시발점이 되는 첫 경기를 통해 세 마리 토끼를 잡아 폼 나게 시작했다. 황의조가 해트트릭(3골)을 작성하면서 비난 여론을 잠재웠고, 골키퍼 조현우(대구FC) 등 와일드카드의 중요성도 일깨웠다. 무실점 수비의 전술적 완성도도 선보였다. 하지만 방심이 화를 키워 말레이시아(2차전)에 일격을 당해 일순간 대표팀에 대한 희망이 조롱으로 바뀌었다.
16강 진출 여부가 걸린 3차전 키르기스스탄전은 분위기 반전카드로 손흥민까지 내세웠으나, 결과적으로 이겼을 뿐 더욱 더 실망감만 키웠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권 안팎의 팀들이 극단적 수비로 나올 것을 미리 예상하지 못한 듯한 전술이 짙게 느껴졌다. 16강전부터는 단판이다. 지면 끝이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미처 완성하지 못한 전술적 완성도나 조직력을 다져야겠다는 생각은 불필요하다. 그 과정은 3경기를 치르면서 완성했어야 하는 부분이다. 단 한 골로 상위 토너먼트로 올라가는 ‘사다리 승부’이기에 완벽한 골도 필요가 없다. 필드나 세트피스, 페널티킥 등 골을 넣어 이겨야 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한 계단 한 계단 이겨서 금메달을 얻을 수만 있다면, 선 수비 후 역습 전술도 괜찮다. 그만큼 결과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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