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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 결산⑤신태용호] 트릭과 실험 거듭한 한국, 결국 잘하는 걸 해야 했다

[WC 결산⑤신태용호] 트릭과 실험 거듭한 한국, 결국 잘하는 걸 해야 했다

  • 기자명 윤승재 기자
  • 입력 2018.07.2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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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서 독일에 2-0 승리를 거둔 대표팀 ⓒ뉴시스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서 독일에 2-0 승리를 거둔 대표팀 ⓒ뉴시스

[STN스포츠=윤승재 기자]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이 지난 15일 프랑스의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월드컵은 우리를 웃게 하고, 울리고, 슬프게 하고, 즐겁게 하며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STN스포츠는 핵심만을 찝어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태극전사들의 러시아 월드컵 여정이 막을 내렸다. 1승2패 16강 탈락. 여전히 세계의 벽은 높았고 아쉬움도 많이 남긴 대회였지만 세계 랭킹 1위 독일에 승리를 거두는 파란을 일으키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 부상 선수 속출, 시작 전부터 삐걱댄 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월드컵 시작 전부터 삐걱댔다. 수차례 펼친 평가전에서 아쉬운 경기력은 펼친 것은 물론, 주전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특히 수비수 김민재의 부재가 컸다. 신태용 감독은 “김민재를 중심으로 수비라인을 꾸릴 예정이다”라 말할 정도로 핵심 자원이었지만 부상으로 일찌감치 낙마했다. 뿐만 아니라 손흥민의 가장 유력한 투톱 파트너로 낙점됐던 이근호와 프랑스에서 승승장구하던 권창훈, 측면 수비 핵심인 김진수도 부상을 당하며 전력 구상에 차질을 빚게 됐다. 

신태용호는 월드컵 시작 직전까지 확실한 전술을 찾지 못하며 갈팡질팡했다 ⓒKFA
신태용호는 월드컵 시작 직전까지 확실한 전술을 찾지 못하며 갈팡질팡했다 ⓒKFA

◆ ‘실험’과 ‘트릭’, 월드컵 직전까지 갈피 잡지 못한 신태용호

선수들의 줄부상은 전술 변화에도 영향을 끼쳤다. 평가전서 플랫 4-4-2 전술의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선수들의 이탈로 월드컵 한 달 전까지 확실한 전술을 세우지 못한 채 실험에만 매진했다.

스웨덴전에 올인한 신태용 감독은 ‘트릭’이라는 이름 하에 변칙 전술을 준비했다. 전력을 감추기 위한 정보전을 펼치면서 4-4-2가 아닌 플랜B, 플랜C 전술을 테스트했다. 하지만 월드컵 직전까지 답답한 경기력은 계속됐고, 신태용 감독이 말한 ‘트릭’이 스웨덴을 경계한 전술과 정보전이 아니라 단순한 변명거리가 아니냐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 모습 드러낸 ‘트릭’, 하지만 결과는 명백한 실패

신태용 감독의 ‘트릭’은 첫 경기 스웨덴전 선발 라인업에서 드러났다. 신태용 감독은 4-3-3 전술을 꺼내들었다. 스웨덴이 손흥민-황희찬 투톱 카드를 예상한 반면, 신 감독은 스웨덴의 높은 키를 의식해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원톱에 놓고 손흥민과 황희찬을 좌우 측면에 배치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손흥민, 황희찬이라는 빠른 선수들을 두고도 느린 발의 스웨덴을 공략하지 못했고, 세부적인 전술도 다듬어지지 않은 채 실망스런 경기력을 선보였다. 설상가상으로 박주호가 경기 도중 부상으로 이탈했고, 교체 투입된 김민우가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0-1로 패했다. 

한국대표팀은 2차전서 멕시코에 패하며 조별리그 2연패에 빠졌다. ⓒ뉴시스
한국대표팀은 2차전서 멕시코에 패하며 조별리그 2연패에 빠졌다. ⓒ뉴시스

◆ 익숙한 전술로 돌아온 한국, 결국 잘 하는 걸 했어야 했다

‘트릭’에 실패한 한국은 2차전 멕시코전서 다시 익숙한 포메이션으로 돌아왔다. 신태용호는 이전 평가전에서 가능성을 봤던 4-4-2 포메이션을 다시 꺼내들었다. 물론 변칙 전술도 있었다. 투톱 자리에 이재성을 투입했고, 황희찬을 측면 미드필더에 배치한 것.

익숙한 전술로 돌아오자 긍정적인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빠른 공격과 역습 플레이가 살아났고, 선수들의 투지도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비록 페널티킥과 역습으로 멕시코에 1-2패배를 당했지만 이날 선수들의 움직임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 희망의 끈 놓지 않은 한국, 카잔의 기적 쐈다

한국은 조별리그 2전 전패로 탈락 위기에 놓였지만, 독일이 스웨덴을 잡으면서 16강 진출의 경우의 수가 생겼다. 단,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고 한국이 독일에 2점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가정 하에서였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봤을 때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기적을 쐈다. 세계랭킹 1위이자 디펜딩챔피언 독일을 상대로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2-0 승리를 일궈냈다. 중원에서의 압박과 투지가 살아났고, 독일의 초조한 심리를 이용한 역습 플레이도 잘 먹혀들었다. 

결국 한국은 경기 막판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으며 극적인 2-0 승리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멕시코가 스웨덴에게 0-3으로 대패를 당한 것. 한국은 최종전서 ‘대어’ 독일을 잡으며 유종의 미를 거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조별리그 독일전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골을 성공시킨 김영권 ⓒ뉴시스
조별리그 독일전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골을 성공시킨 김영권 ⓒ뉴시스

◆ 4년 전과 같은 실패, 향후 4년 청사진은 새 감독 선임에 달렸다

태극전사들의 월드컵 여정은 조별리그 탈락으로 끝이 났다.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에 승리하며 자신감과 승리 DNA를 살려낸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지만, 당초 목표가 16강 진출이었던 만큼 성공한 대회라고는 할 수 없었다. 독일전을 제외하고는 인상 깊은 경기력을 선보인 것도 아니었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를 되풀이했을 뿐이다. 

현재 대한축구협회(KFA)는 향후 4년 동안의 한국 축구를 책임질 새 사령탑 찾기에 한창이다. KFA는 이전 실패를 거울삼아 세계 대회 경력이 출중하고 한국 축구 철학에 맞는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잃어버린 8년’이 되지 않으려면 감독 선임에 철저한 검증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4년 뒤에는 세계적인 플레이어 손흥민이 베테랑이 돼있고, 우리가 그토록 자랑하던 유망주들인 이승우, 백승호, 이강인 등도 성인 무대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이런 황금세대 선수들을 데리고 또다시 실패를 겪지 않기 위해선 지금이 가장 중요한 때다.  

과연 한국은 잃어버린 지난 4년을 극복하고 아시아의 맹주로 다시 거듭날 수 있을까. KFA의 결정에 달렸다. 
 

사진=뉴시스, KFA

unigun89@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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