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월드컵특별취재팀)=이상완 기자]
좌불안석이 아니다.
삼불안석(三不安席·불안+불신+불화)이다. 러시아 월드컵 개막까지는 일주일 안팎이다. 대표팀을 향해 쌓여왔던 불신과 불안은 가중만 됐고, 뜻하지 않은 불화설까지 겹쳤다.
7일 볼리비아와 평가전을 마치고 그라운드 내에서 손흥민(26·토트넘)과 정우영(29·비셀고베) 간의 대화가 불화설로 번졌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멕시코 모의고사로 볼리비아와 평가전을 가졌다. 결과는 0대0 무승부. 전술 테스트 목적이 강한 평가전이었지만, 과정은 팬들의 마음을 충족시키기는커녕 불안감과 불신만 키운 경기였다. 과정이 불안하다보니 웃지 못 할 상황이 발생했다. 경기 종료 직전 손흥민이 정우영을 향해 말을 건넸는데, 정우영이 얼굴을 찡그리며 반박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당시 옆에 있던 김영권(28·광저우 에버그란데)이 두 선수를 말리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이를 두고 인터넷 커뮤니티 등 중심으로 ‘손흥민과 정우영이 싸웠다’, ‘팀 내부 분열이 일어났다’는 등의 불화설이 들끓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손흥민이 ‘조금 늦게 찼으면 좋았겠다’고 말했고, 정우영이 ‘내가 킥을 하는 동시에 네가 스타트하는 줄 알았다’”고 두 선수가 해프닝으로 받아들였다는 해명을 했다. 협회의 빠른 대응에 해프닝으로 일단락됐지만, 현재 외부에서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이 분명 따뜻한 눈초리가 아니라는 뜻이다.
팬들의 냉대는 대표팀의 불안한 행보에 있다. 지난해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64·독일) 경질과 신태용 감독의 부임, 부진했던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결과, 그리고 최근 국내 평가전까지. 대표팀은 과정과 결과를 모두 놓쳤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했으니 응원해달라는 대표팀의 목소리와 팬들이 바라는 목소리가 통일되지 못한 이유였다. 대회가 다가올수록 커져가는 불신을 바로 잡아야 할 때다. 선수단을 총 책임자인 감독이 나서야 한다. 공개 석상에서 특정 선수에 대해 ‘트릭’이라는 단어를 표현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언행이다.
여론의 압박과 비난, 비판으로 부담감이 상당한 선수들에게 힘을 줘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기를 꺾는 행동이다. ‘주장’ 기성용은 볼리비아전을 마치고 현지 취재진에게 하소연했다. “최종예선부터 ‘기대해달라.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했다.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아 힘들다. 선수들이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월드컵을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진심 어린 말로 호소했다. 선수가 직접 하소연 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직간접적으로 드러났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감독이 중심을 잡아야 할 시점이다. 선수단의 컨트롤타워는 감독이다. 부상, 전술, 비난, 비판 등은 선수가 아닌 감독이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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