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보미 기자]
도로공사 임명옥(32)이 팀원들과 함께 슬픔을 극복했다. 그리고 여자배구 정상에 올랐다.
도로공사가 드디어 V1을 달성했다. 2005년 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에 등극했다.
2017-18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도로공사. IBK기업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1~3차전 내리 승리를 거두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리베로 임명옥은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앞둔 지난 19일 모친상을 당했다. 이틀 뒤 다시 팀에 복귀한 임명옥. 김종민 감독이 “하루 정도 쉬어라”고 말했지만 바로 훈련에 임했다.
임명옥의 결단에 선수들도 하나로 뭉쳤다.
김 감독도 우승 확정 이후 취재진과 만나 임명옥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는 “어머니가 그 전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 쉬지 않고 훈련에 임하겠다고 하더라. 선수들도 마음 속에서 올라오는 감동을 느꼈을 것이다. 다른 선수들한테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도로공사는 23일 1차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세트 스코어 2-0 상황에서 듀스에 돌입한 도로공사는 5세트 10-14로 패색이 짙었다. 이내 박정아 공격, 배유나 블로킹, 문정원 서브, 배유나 공격 득점으로 14-14 균형을 맞췄고, 다시 배유나가 메디의 백어택을 막아내며 15-14 흐름을 뒤집었다. 15-15에서 박정아 공격 성공, 상대 메디의 공격 범실로 도로공사가 먼저 1승을 챙겼다. 경기가 끝난 뒤 도로공사는 눈물바다가 됐다.
27일 우승 세리머니가 끝난 뒤 임명옥은 “우리는 1차전에서 이미 우승을 했다”며 웃었다. 이어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나도 우승 욕심이 났다. 나 없으면 안 된다는 자만이 아니라 팀을 위해서라는 생각을 했다. 동료들도 도와줬다. 엄마 생각하지 않고 더 많이 웃을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임명옥은 올 시즌 문정원과 나란히 팀의 2인 리시브 체제를 이끌며 팀 안정감을 더했다. 덕분에 2017년 새 식구가 된 박정아 공격력은 폭발했고, 이바나와 쌍포를 이뤘다.
김 감독은 “팀원들의 희생 그리고 언니들의 솔선수범이 팀을 바꿨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를 기록했던 도로공사가 1년 만에 왕관을 썼다. 임명옥은 동료들과 함께 슬픔을 극복하며 도로공사의 첫 별을 새겼다.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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