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윤승재 기자]
'퍼펙트 시즌'을 보낸 양현종의 뒤에는 소중한 인연들이 있었다. 양현종 모자에 새겨진 네 명의 사람들이 그 주인공이다.
양현종은 13일 오후 5시 서울 강남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투수 부문 최고의 선수로 평가 받으며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양현종에게 2017년은 최고의 해나 다름없었다. 소속팀 KIA타이거즈의 열한 번째 우승은 물론, 22년 만의 ‘20승 토종 투수’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상 복도 터졌다. 정규리그 MVP, 한국시리즈 MVP까지 섭렵한 데 이어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한 양현종은 KBO 사상 최초로 ‘트리플크라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올 시즌에만 총 13개의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골든글러브라는 최고의 시상식에서의 소감인 만큼 양현종의 소감은 특별했다. 이날 양현종은 생애 첫 골든글러브상을 품에 안고 소중했던 친구의 이름을 언급하며 소감을 밝혔다. 양현종은 소감 마무리에 “마지막으로 하늘에 있는 (이)두환이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이두환과 양현종은 2006년 쿠바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함께 출전해 우승을 일궈낸 각별한 사이다. 2007년 두산에 입단한 이두환은 2011년 2차 드래프트와 함께 KIA로 이적해 양현종과 한솥밥을 먹게 됐으나, 얼마 되지 않아 대퇴골두육증 판정을 받고 이듬해 세상을 떠났다.
양현종은 각별했던 친구 이두환을 잊지 않았다. 양현종은 김광현과 김선빈, 이재곤 등 88년생 동기들과 함께 매년 ‘이두환 추모 자선 일일호프’를 진행하며 그를 기렸다. 올 해에도 추모 자선 일일호프가 진행될 예정. 이 뿐만 아니라 양현종은 자신의 모자에 이두환의 이니셜 ‘DH'를 새겨 넣고 경기에 나선다. 친구 이두환을 가슴에 새기고 경기에 임한다는 자세다.
하지만 양현종의 모자에는 DH 이외에도 세 개의 이니셜이 더 새겨져 있다. ‘LIMA TIME’과 ‘CCR’, ‘DJ’. 이 3개의 이니셜도 이두환과 마찬가지로 양현종으로서는 절대 잊을 수 없는, 각별한 사이의 사람들의 이름이다.
이니셜 ‘LIMA TIME’의 주인공 호세 리마는 2008년 양현종과 KIA에서 한솥밥을 먹은 용병 투수다. 리마는 당시 선발투수 교육을 받고 있던 입단 2년차 투수 양현종에게 아낌없는 조언과 애정을 듬뿍 퍼주며 각별한 관계를 다져왔다.
하지만 리마는 부진한 성적으로 입단 6개월 만에 한국을 떠나게 됐고, 2년 뒤에는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이에 양현종은 리마의 사망 직후 열렸던 선발경기에서 ‘프로 데뷔 완봉승’을 거두며 그를 추모했고, 경기 직후 열린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리마의 이름을 언급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CCR‘은 7년 전 사망한 여성팬의 이니셜이다. 평소 양현종의 열성팬이었던 여성은 젊은 나이에 혈액암으로 병상에 눕게 됐고, 이 소식을 들은 양현종은 그녀를 찾아가 병문안을 하며 쾌유를 기원했다. 하지만 여성팬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고, 양현종은 병상에서도 자신을 응원해준 그녀의 이니셜을 모자에 새겨 넣고 경기에 임했다.
‘DJ'의 김동재 코치는 2008년 KIA의 코치로 부임해 양현종과 한솥밥을 먹었다. 하지만 2010년 뇌경색으로 쓰러져 의식을 잃었고, 양현종과 팀 동료들은 그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자에 ’DJ‘와 그의 등번호 ’87‘을 함께 새겨 놓고 경기에 나섰다. 양현종은 7년 째 모자에 김동재 코치 이니셜을 새겨넣으며 김 코치의 완쾌를 기원했다. 김동재 코치는 이후 병세가 많이 호전돼 약간의 거동이 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만 아니라 양현종은 남다른 정으로 많은 사람과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한국시리즈에서는 자신의 ‘은사’ 칸베 토시오를 광주에 초대해 역투를 선보이며 스승을 뿌듯하게 했다. 토시오 코치 또한 2008년에 KIA에 들어와 양현종과 한솥밥을 먹은 사이. 미숙했던 양현종을 정신적으로 강하게 훈련시키며 그의 성장을 도운 바 있다.
사진=뉴시스
unigun89@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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