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보미 기자]
현대캐피탈 세터 이승원이 그간의 마음고생에서 벗어났다. 비로소 웃었다.
이승원은 지난 11일 2017-18시즌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OK저축은행전에서 선발 세터로 등장했다. 현대캐피탈만의 스피드배구를 이끌며 팀의 3-1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세트 39개를 기록했다.
그동안 현대캐피탈은 세터 노재욱을 기용했지만 이날은 이승원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최태웅 감독은 “재욱이는 자세 교정 중이다. 토스가 흔들릴 것 같아서 이승원을 투입했다. 팀마다 다른 세터를 기용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승원에 대해서는 “기대했던 토스가 나왔다.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다. 훈련 때는 그 이상의 플레이가 나온다. 한 단계 도약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칭찬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승원은 2014-15시즌 1라운드 6순위로 현대캐피탈 지명을 받았지만 부상으로 좀처럼 제 자리를 찾지 못했다. 2015년 현대캐피탈로 이적한 노재욱이 주전 세터로 자리매김했다. 이후에도 최 감독은 “승원이가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비시즌에도 이승원은 노재욱이 대표팀 발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구슬땀을 흘렸다. 야간 훈련까지 빼놓지 않았다. 최태웅 감독도, 대표팀에서 복귀한 문성민도 이승원을 향해 엄지를 세웠다. 성실함뿐만 아니라 토스도 달라졌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리그에 들어가자 이승원은 다시 주춤했다.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최 감독의 아쉬움도 컸다.
그랬던 이승원이 마침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OK저축은행전 승리를 이끈 뒤 이승원은 “경기 도중에 들어가서 기본적인 것도 못하고 나온 적이 많았다. 연습할 때처럼 힘을 빼려고 했다. 최대한 범실을 줄이는 연습도 많이 했다. 형들이 공을 잘 때려줬다”며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동안 답답한 것이 많았다. 연습도 많이 했는데 연습 때 하던 것을 못했다. 그게 제 일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최 감독 역시 “잘해야 된다, 이겨야 된다는 생각이 컸던 모양이다. 훈련한대로 경기에 몰입하고 집중력을 보였다. 이번 계기를 통해 승원이가 마음고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며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마음을 비우며 심리적 안정을 찾은 이승원. 최 감독의 바람대로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왔다. 문성민은 물론 송준호, 차영석 등 국내 선수들의 공격력을 끌어 올렸다. 동시에 현대캐피탈의 스피드배구도 살아났다.
사진=KOVO
bomi8335@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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