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충주)=이상완 기자]
“춤추는 걸 정말 좋아했죠.”
정소정(22‧척수장애)은 어릴 적 춤을 좋아해 탭댄스를 배우고 싶었다. 탭댄스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찾다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해 예술인의 삶을 꿈꿨다. 끼 많고 밝았던 소녀의 꿈은 오래가지 않았다. 두 발로 걷고 뛰고 춤도 추며 평범한 비장애인의 삶을 살다가 열여덟 살이 되던 해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병에 걸려 산산조각이 났다. 병명도 생소한 길리안바레증후군. 신경계통의 손상으로 손발의 근력이 약해지는 정도로 알려졌다.
병은 당시 폐암으로 투병 중이던 어머니 병실에서 자다가 갑자기 하지마비 증세가 찾아왔다. 어린 나이에 날벼락을 맞았지만 정소정은 엄마의 쾌유가 먼저였다. 병으로 힘들어하는 엄마 앞에서 아픈 내색을 할 수가 없었다. “엄마와 같은 병실을 썼는데 아픈 티를 낼 수가 없었어요. 제가 아픈 게 너무 미안해서 아파도 참고 그랬죠. 엄마는 마지막까지 제 걱정만 하시다가 돌아가셨죠.” 정소정은 걷는 데에 큰 무리가 없어 PC방,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재활목적으로 조금씩 수영을 배웠다.
정소정이 본격적으로 수영을 시작한 건 2년 전이다. 장애인수영연맹 신인 선수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해 이천종합훈련원(장애인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수업을 받았다. “그냥 뭣도 모르고 했었요. 그런데 너무 힘들더라고요. 매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요. 하하하.” 전문적으로 배운 지 몇 달도 채 되지 않아 첫 출전한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한국신기록 3개를 세우면서 3관왕에 오르는 등 무서운 잠재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몸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몸이 힘들어 1년간 쉬었다. 그리고 올 초 충북체육회 소속 장애인수영부 강석인 감독의 권유로 실업팀에 입단해 다시금 물살을 저었다.
정소정은 1년간 운동을 쉬었음에도 운동신경이 뛰어나 올해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 등 총 5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유형 50‧100m(S8)에서는 자신이 세웠던 한국신기록도 2년 만에 경신했다. 정소정은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얻었는데, 올해는 정말 열심히 했어요. 하루 운동 시간은 두 시간 밖에 안 했지만 집중력으로 한 게 효과를 본 것 같아요. 지금 당장은 아시안게임이나 세계선수권, 패럴림픽 욕심은 없어요. 그냥 지금처럼 수영을 재밌게 즐기면서 하고 싶어요."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정소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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