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충주)=이상완 기자]
“죽을 때까지 달릴 거예요.”
장애인육상 ‘마라톤 여왕’으로 불리는 오상미(42‧청각장애)는 15일 개막한 제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첫 날 육상 여자 800m에 출전해 2분52초33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튿날인 이날 400m에서는 5위(1분22초99)에 머무른 오상미는 “3등 정도는 예상했는데 기록이 좋지 않아 아쉽다”며 가쁜 숨소리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오상미는 지난 7월 장애인육상계를 발칵 뒤집으며 깜짝 스타가 됐다. 마흔이 넘어 첫 출전한 터키 삼순 데플림픽(농아인 올림픽) 마라톤(42.195km)에 출전해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했다.
소속팀(실업)없이 매일 홀로 15km씩 달려 이룬 성과라 메달 가치는 더욱 높았다.
시상대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는 그는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셨다. 데플림픽에 출전한다니 주변에서 ‘무슨 대회이냐’며 대수롭지 않게 묻고는 했었는데 메달을 따고 다녀와서는 축하인사도 많이 받았다”며 “무엇보다 농아인 올림픽이 있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된 것 같아 그래서 더 기분이 좋았다”고 웃었다.
오상미는 청각장애 5급으로 네 살 때 소리 소문 없이 장애가 찾아왔다. 그의 부모님은 딸이 말을 잘 듣지 못하는 사실을 알고서는 백방으로 병원을 찾아 헤맸지만, 정확한 병명과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단다.
장애인 대부분이 그렇듯 오상미도 힘든 학창시절을 보내야했다. 친구들이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성격은 점점 내성적으로 변했고, 학교와 집만 오가는 ‘외톨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의 삶의 변화는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부모님의 권유로 수영을 접한 오상미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수영 선수로 활약하다가 철인 3종 종목으로 전향했다. 당시 철인 3종 동호인으로 운동을 했던 아버지의 조언이 컸다.
이후 철인 3종과 마라톤을 겸한 오상미는 국내외 대회를 휩쓰는 등 ‘철의 여인’이라 불렸다.
오상미는 “달릴 때가 가장 좋다. 체력도 유지되고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너무 좋다. 제가 좀 동안인데, 달리기가 비결이다.(웃음)”고 수줍게 웃음을 터트렸다.
국내 최정상급 마라토너로 우뚝 선 그이지만 큰 고민은 안정적인 선수 생활이다. 전문적으로 관리를 받을 수 없어 잔부상이 늘 뒤따르고, 경제적인 부분도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오상미는 “그동안 소속팀이 없어 혼자 조용히 운동을 해왔다. 데플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오면 기업이든, 실업이든 어디에서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아직까지도 소식이 없어 걱정”이라며 “다른 선수들처럼 월급 받으면서 운동하고 싶다”고 한 숨을 크게 쉬었다.
오상미는 지금보다 더 큰 꿈을 그리고 있다. 데플림픽 금메달이다.
“4년 후에는 무조건 금메달을 딸 것”이라며 “6~70살 먹어도 계속 마라톤을 하고 싶다. 죽을 때까지.(웃음)”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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