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잠실)=이원희 기자]

정신력이 달라졌다. 무기력하고 허무하게 돌아섰던 이전 모습이 아니었다.

LG 트윈스 안방마님 유강남은 20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잠실 경기에서도 포수 겸 8번 타자로 선발 출장. 팀을 승리로 이끄는 역전타를 포함해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LG는 삼성을 5-3으로 꺾고 2연승에 성공. 시즌 36승30패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유강남은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다. 지난 5월까지 타율 0.176의 낮은 성적을 남겼다. 꾸준히 기회를 주며 반등을 기대했던 양상문 LG 감독도 2군행을 지시해 컨디션을 찾도록 배려했다. 유강남은 2군에서 절치부심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고, 2군 타율 0.405로 부활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지난 16~18일 광주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이 반등의 분수령이 됐다. 유강남은 16일 4타수 1안타 1타점, 17일에도 볼넷 한 개를 골라냈다. 18일에는 맹활약이었다. 만루 홈런까지 터뜨리며 5타수 3안타 4타점 1득점을 기록. 0-7까지 끌려가던 LG의 16-8 역전승을 이끌었다.

양상문 감독은 ‘멘탈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은 “유강남이 시즌 초반 부진했던 것은 심리적인 문제였다. 유강남은 팀에서 공격형 포수로 기대하고 있다. 짧은 구장이었다면 시즌 20홈런도 충분한 선수다. 하지만 잠실에서는 그렇게 치면(풀스윙) 안 된다. 그렇다보니 타격감이 떨어졌다. 하지만 2군에 다녀온 뒤 초심을 찾으면서 자기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타석에 들어선 유강남의 눈빛이 달라졌다. 어떻게든 살아서 나가야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첫 타석이었던 3회 선두 타자로 나서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4회 득점 기회가 찾아오자 유강남의 집중력이 높아졌다. 1-1로 팽팽하던 4회말 2사 1,3루에서 유강남은 상대 선발 우규민의 승부에서 1구부터 6구까지 파울로 공을 걷어냈다. 투 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끈질기게 우규민을 괴롭혔다. 7구 볼, 8구 역시 파울이었다. 그리고 9구째 유강남은 자신이 기다리던 공을 놓치지 않았고 결국 중견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역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공격 흐름을 탔던 LG는 4회에만 4점을 뽑아내 승기를 잡았다. 선발 데이비드 허프가 9이닝 완투승을 거두는 등 삼성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아 승리를 지켜냈다. 

유강남은 2군에 내려가긴 전까지 득점권 타율 0.190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 16일 1군 복귀한 뒤로 4경기에서 6타점을 쓸어 담고 있다. 부활의 기지개를 조금씩 켜고 있는 유강남이다.

사진=뉴시스

mellor@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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