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목동=이진주 기자] SK 나주환이 9번타자로 나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멀티히트에 멀티득점까지 기록했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패배 속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빛났다.
나주환은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펼쳐진 2015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9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 5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SK는 연장 11회 혈투 끝에 넥센에 4-5로 져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4회까지 SK는 경기가 지독히 안 풀렸다. 1회 선발 김광현의 제구난조로 먼저 1점을 내준 후 내내 끌려 다녔다. 김광현은 이후 추가 실점 없이 잘 던졌지만 잠잠한 타선이 문제였다. 넥센 선발 앤디 밴헤켄의 호투에 철저히 봉쇄당했다. 안타를 단 한 개도 쳐내지 못했다. 볼넷만 달랑 하나 얻어냈다.
침묵하던 타선은 5회에야 기지개를 켰다. 선두타자로 나선 앤드류 브라운이 좌월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다. 그러자 뒤이어 박정권-나주환이 2점을 합작했다. 2루타로 출루한 박정권을 나주환이 1타점 3루타로 불러들였다. 상대 실책이 겹쳐 자신도 홈을 밟았다. SK가 3-1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7회 2사 1루에서도 나주환은 중전안타를 때려내며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아쉽게도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매서운 타격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넥센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7회 고종욱의 1타점 적시타와 이택근의 땅볼 타점으로 기어이 다시 3-3 동점을 만들었다. 김광현의 승리가 날아갔다.
9회까지 균형을 깨지 못한 양 팀은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나주환은 연장 11회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무사 1루에서 유격수 앞 땅볼로 출루했다. 선행주자가 사라졌지만 후속타자 이명기가 안타를 쳐 2루에 도달했다. 1사 1,2루.
박재상이 2루 땅볼을 쳤다. 1루주자 이명기는 아웃됐지만 그 사이 나주환은 3루를 밟았다. 이어 최정의 타석 때 포일이 나오자 주저 없이 홈으로 쇄도했다. 4-3, SK가 다시 앞섰다.
그러나 곧바로 마무리 정우람이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2사 만루에서 유격수 김성현이 넥센 윤석민의 뜬공을 잡지 못하는 실책을 범해 경기를 내줬다. 4-5로 졌다.
나주환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SK 왕조의 주역 중 한 명이다. 아쉽게도 FA 잔류 후 첫 해인 올 시즌 활약은 기대에 못 미쳤다. 96경기에서 타율 0.268, 5홈런, 22타점에 그쳤다.
하지만 시즌 막판 알토란같은 타점을 올려주며 5위 등극에 기여한 데 이어 가을 잔치에서도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분투했다. 왕조의 주역다운 멋진 분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