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정철우 기자 = 두산 '슈퍼 루키' 김택연이 거침 없는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3차례 시범 경기 등판서 단 1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고 있다. 9일 키움전서 볼넷 1개를 내준 이후론 볼넷도 하나 허용하지 않고 있다.
평균 자책점은 당연히 0이다. 벌써 세이브가 2개나 기록 돼 있다.
최고 152km의 빠른 공에 각 큰 커브, 예리한 스플리터를 갖고 있어 공략하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
특히 2500rpm이 넘는 패스트볼의 무브먼트를 김택연의 구위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 주는 힘을 갖고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김택연의 구위는 인정하고 있다.
이 감독은 "분명 좋은 공을 갖고 있다. 충분히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구위를 갖고 있다. 특히 타자 앞에서 움직임이 심한 공을 던지고 있다. 쉽게 상대할 수 있는 투수는 아니다.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 공석이 마무리까지 맡을 수 있을까. 구위 하나만 놓고 본다면 강력한 마무리 후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이 대목에선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직 거쳐야 할 단계가 많이 남아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 감독은 "아직 만원 관중 앞에서 공을 던져 본 경험도 없다. 만원 관중 앞에서 던지는 건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꽉 들어 찬 운동장에서 9회를 책임진다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 외에도 마무리 투수가 되려면 보다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 구위는 분명 좋은 투수지만 이제 고졸 신인일 뿐이다. 담대한 성격과 좋은 무브먼트를 갖고 있는 재목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 마무리 투수라고 확정 짓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수는 맞으면서 성장한다고 한다. 언제까지나 피안타 하나 없이 계속 등판을 이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관건은 회복력이다. 한 번 무너진 뒤 그 다음 경기서 아무렇지 않다는 듯 자기 공을 던질 수 있으면 또 한 번의 합격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승엽 감독은 정규 시즌 전에 김택연이 크게 한 번 무너지기를 바라고 있을 수도 있다 그 다음 경기서의 회복력을 보고 싶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이렇다 할 고비 없이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지고 있는 김택연이다.
구위가 썩 좋지 못했던 날도 운이 따르며 아직까지 무너지지 않고 등판을 이어가고 있다.
김택연은 언제 쯤 한 번 고비를 맞게 될 것인가. 그 고비를 넘긴 이후 더 성장할 것인지 주춤할 것인지가 결정될 것이다.
김택연이 위기를 빠르게 극복해 내는 회복력까지 보여준다면 김택연에 대한 이승엽 감독의 기대는 한 뼘 더 자라게 될 것이다.
기왕이면 아픔 없이 꾸준하게 성장하는 것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고비 없이 쭉 자라기만 하는 나무는 야구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언젠가 한 번은 망가지게 될 김택연이다. 중요한 건 그 다음이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처럼 다음 경기서 곧바로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다면 마무리 투수로서 손샐 없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때 진정한 '슈퍼 루키'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빠른 회복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거기서 잠시 성장이 멈출 수도 있다.
아직 만점짜리 성적표를 발급하지 않고 있는 이승엽 감독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STN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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