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정철우 기자 = KIA 타이거즈는 발 야구를 하는데 좋은 조건을 갖고 있는 팀이다.
일단 1,2,3번 타자로 배치되는 선수들의 발이 무척이나 빠르다. 박찬호-최원준-김도영으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 라인업은 모두 40 도루가 가능한 선수들로 꼽히고 있다.
아주 빠르지는 않지만 소크라테스나 나성범도 언제든 다음 베이스를 노릴 수있는 선수들이다.
올 시즌은 발 야구가 다시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일단 베이스 크기가 커졌다. 그만큼 베이스와 베이스 사이가 졸어들었다. 찰라의 순간이지만 그 잠깐 사이에 세이프와 아웃이 결정 된다.
지난 해 도루와 정수빈(두산)을 확실히 베이스가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아주 작은 시간이지만 주자에겐 분명 도움이 된다. 비디오 판독을 하다 보면 정말 순간적으로 아웃과 세이프가 갈리지 않는가. 베이스가 커진 것은 분명 주자들에게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예정대로 후반기에 피치클록이 적용되게 되면 발 아구는 더 기승을 부릴 것이 분명하다. 견제 횟수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발 빠른 주자들에게는 마치 내세상이 온 듯한 기분이 들 정도다.
그런데 한 가지 신기한 것이 있다. KIA가 시범 경기서 도루 하위권에 처져 있다는 점이다.
KIA는 16일 현재 4개의 도루를 성공시며 공동 6위에 올라 있다. 1위 LG에 무려 14개나 뒤져 있다. KIA는 꼴찌에서 세 번째다. LG가 아무리 발 야구에 특화 된 팀이라고 해도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
KIA 육상부는 왜 이런 호기를 놓치고 있는 것일까 정규 시즌에서도 이런 모습이 나타날 수 있을까?
걱정은 일단 접어드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이범호 KIA 감독은 선수들의 뛰고자 하는 욕망을 꾹꾹 눌러 놓고 있다. 부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도루를 최대한 자제하도록 하지만 그래도 뛰어야 겠다면 벤트 레그 슬라이딩을 해 달라고 선수단에 요청한 상태다. 손으로 들어가다 손가락 부상을 달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것이다.
도루는 아니지만 김도영이 지난 해 11월 APBC 결승전서 1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손가락 인대가 끊어지고 뼈까지 골절되는 큰 부상을 입은 바 있다.
괴물 같은 회복력으로 정규 시즌 개막에 맞출 수 있게 됐지만 자칫 전력에 큰 차질을 빚을 뻔 했다.
또 일단 KIA 육상부의 출루율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
박찬호는 티울이 0.235에 불과하다. 볼넷은 4개를 얻어 냈지만 일단 치고 나가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원준은 더 심각하다. 타율이 0.100에 그치고 있다.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고 있다.
김도영도 사정이 썩 좋지 않다. 타율이 0.200에 머물러 있다.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을 자꾸 향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뛰어줘야 할 선수들이 출루를 못하고 있으니 도루 페이스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범호 KIA 감독은 도루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는 눈치다. 지금은 일단 부상 방지가 우선이고 테이블세터+도 정규 시즌서는 제 페이스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감독은 "지금 시점에서 도루는 큰 의미가 없다. 우리 팀은 지난 해 부상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모든 것은 일단 부상 방지가 우선이다. 물론 정규 시즌에는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도루에 일가견이 이ㅆ는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초반부터 마구 뛰어 다니며 상대를 휘저을 수 있을 것이다. 시범 경기서 도루는 하지 않고 있지만 투수의 버릇을 체크하는 등 사전 작업은 다 하고 있다. 정규 시즌에 다가갈 수록 도루 숫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징규 시즌에 KIA 육상부의 힘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도루라는 날카로운 발톱을 감추고 있는 호랑이 군단. 정규 시즌과 함께 봉인 해제 될 이들의 주루 플레이가 프로야구 판도를 바꿀 정도로 위력을 보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STN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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