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정철우 기자 =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은 26일 두 번째 불펜 피칭을 했다.
이 불펜 ㅌ구에서 공을 받은 포수부터 그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본 감독 및 코치, 해설 위원까지 깜짝 놀라게 한 것이 있었다.
바로 우타자 몸쪽 높은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하는 컷 패스트볼, 일명 '인 하이 커터'를 자유 자재로 구사했기 떄문이다.
공을 받은 포수 이재원은 "좌투수가 우타자의 몸쪽 높은 존으로 컷 패스트볼을 거의 던지지 않는다. 류현진은 달랐다. 그 존을 자유 자재로 공략했다. 역시 남다른 투수라는 것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 하이 커터가 무엇이길래 지켜보던 사람들을 모두 경악케 한 것일까. 왜 다른 투수들은 인 하이 커터를 쓰지 않는 것일까.
인 하이 커터가 타자들에게 잘 먹힐 수 있다는 건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국내 타잗들은 대부분 높은 존 공략에 능하지 못하다. 어퍼 스윙을 하는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높은 공에서는 약점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양준혁 MBC스포츠+ 해설 위운 등 타격 이론가들이 수년 전 부터 어퍼 스윙의 장점을 설파했고 많은 타자들에 그에 영향을 받았다.
높은 존을 공략 하려면 다운 스윙으로 시작해 타구의 밑둥을 공략하는 V자형 스윙이 필요한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에선 그런 스윙을 하는 타자들이 많지 않다. 높은 존 공략이 기본적으로 잘 통할 수 있는 이유다.
인 하이 커터는 여기에 특별함을 더한다.
높은 존을 알고 방망이를 내더라도 타자 앞에서 살짝 변화를 일으키며 땅볼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승부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국내 투수들은 왜 이런 장점이 있는 인 하이 커터를 잘 던지지 않는 것일까.
그 속엔 두려움이 숨겨져 있었다.
A팀 전력 분석원은 "인 하이 커터가 위력적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국내 투수들은 그 존을 공략하는데 서툴다. 제구에 자신이 없으면 던지기 힘든 구종"이라며 "몸쪽 승부 자체에 일단 부담을 갖는 투수들이 많다. 자칫 제구가 흔들리면 장타를 맞기 좋은 것이 몸쪽 승부이기 때문이다. 커터는 움직임이 많은 구종이 아니다. 타자 앞에서 살짝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공이 꺾이지 않으면 평범한 느린 패스트볼이 될 수 있다. 제구에 자신이 없으면 던지기 어려운 공이다. 그렇다고 변화에만 치중할 수도 없다. 너무 많이 변하면 타자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줄 수 있다. 투수들은 몸에 맞는 볼을 대단히 싫어한다. 몇 개 던져 보지오 못하고 승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몸에 맞는 볼에 대한 두려운 역시 인 하이 커터를 꺼리게 하는 대목이다. 류현진이 이 공을 자유 자재로 쓸 수 있다면 낯설음까지 더해져 더욱 위력적인 투구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던지면 잘 통할 것을 알고 있지만 감히 손을 대지 못했던 미지의 영역. 그러나 클래스가 다른 류현진의 등장으로 국내 리그선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인 하이 커터가 주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류현진이 공략할 인 하이 커터가 얼마나 많은 타자들의 방망이를 부러트리며 땅볼을 유도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STN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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