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정철우 기자 = LG 레전드 출신인 이병규 삼성 수석 코치는 현역 시절 매 시즌 200안타에 도전 했었다.
어떤 공이든 안타를 칠 수 있는 천부적인 능력을 살리기 위해 늘 보다 많은 안타를 치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만 해도 200안타는 꿈의 숫자였다. 하지만 이병규라면 가능할 수 있다는 평가들이 분명 존재 했다.
비록 이 수석은 은퇴할 때까지 200안타를 성공 시키지 못했지만 그 도전 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 이 수석을 말리는 이가 한 명 있었다. 2001년과 2002년 LG 감독 대행과 감독을 맡았던 김성근 전 감독이 주인공이었다.
김 전 감독은 "이병규는 200안타 보다 4할에 도전해야 하는 선수다. 200안타를 치는 것 보다 4핲을 치는 것이 팀에 훨씬 도움이 된다. 타격 목표의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은 바 있다.
왜 200안타가 아닌 4할 타율일까.
김 전 감독은 "200안타를 치려면 안 좋은 공에도 자꾸 배트가 나갈 수 밖에 없다. 배드볼 히터로서 능력을 지닌 이병규지만 아무래도 안 좋은 공에 손이 나가면 좋은 타구가 나올 확률이 떨어진다. 공을 좀 더 보고 볼은 골라낼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때 팀은 더욱 활기를 띄게 된다. 도루를 아주 많이 할 상황은 아니지만 주자로서 이병규는 팀에 많은 도움이 된다. 볼을 좀 더 많이 골라내고 많은 출루를 하다보면 4할이 눈 앞에 다가올 수도 있다. 팀을 위해서도 200안타 보다는 4할 타율 도전이 더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었다.
지난 해 타격왕을 차지한 NC 손아섭은 새 시즌 목표로 "200안타 도전"을 선언했다. 서건창 이후 대가 끊긴 200안타 고지에 두 번쨰로 오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손아섭이 200안타에 도전하기 전에 이병규 수석의 상황을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팀을 위해서라면 보다 높은 타율에 도전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손아섭은 지난 해 타율 0.339로 타격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출루율이 아주 높았던 것은 아니었다.
출루율은 0.393으로 4할을 넘지 못했다. 나쁜 기록은 아니었지만 타격왕 클래스에선 조금 아쉬움이 남는 수치였다 할 수 있다.
손아섭이 200안타 보다 4할에 도전하려는 의지를 갖는다면 타석에서 좀 더 신중해질 수 있다.
이제 베테랑의 나이대에 접어 든 손아섭이지만 주루 플레이에선 여전히 강점을 갖고 있는 선수다. 한 번 이라도 더 출루해 기회를 만드는 몫을 해내는 것이 팀에는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생애 최고 타율이 0.362(2014시즌)인 손아섭에게 4할을 기대한다는 건 다소 무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치는 능력 하나 만큼은 국내 톱 클래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손아섭이기 때문에 아주 불가능한 목표라고는 할 수 없다. 4할이 안되더라도 4할에 도전하는 신중함이 더해진다면 손아섭에게는 보다 많은 출루 기회가 찾아 올 수 있다.
손아섭이 한 번이라도 더 나간다면 NC 타선은 좀 더 많은 득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손아섭이 200안타 보다 4할 타율에 도전해 보는 것이 좀 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유다.
200안타를 치기 위해선 타석에서 좀 더 욕심을 부려야 한다. 그러나 4할 타율에 도전한다면 타석에도 좀 더 차분해 질 수 있다. 어느 쪽이건 의미가 있지만 팀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땐 4할 타율이 좀 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STN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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